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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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에 눈 뜨는 강


우은숙(61년 정선 출생, 강원대 경영대학원 졸, 강원도 교육연구원 근무)


젖은 안개를 하나씩 털어 내며 하루를 시작하는 도시.

이 도시를 끼고 흐르는 강물은 얄팍한 나의 詩心을 흔들어 깨운다. 물결 따라 일렁이는 그 강에 눈물겹도록 아름답고, 진한 삶의 냄새가 있음을 알게 된 것은 하나의 깨달음이었다.

江은 모든 사물에 대한 `새로움'을 안겨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내가 던져 버리고 싶은 모든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받아 들였고, 또한 나에게 필요한 모든 것을 조건 없이 내 주었다.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사이로 내 의식의 눈이 `불꽃 튀는 눈짓'을 보낼 때, 강은 또 다른 의미를 남기며 가슴 속 깊은 곳에서부터 흐르고 있었다.

겨울강에 차디차게 묻어나는 냉철함을 보면서 하늘빛과 계절에 따라 달리 보이는 물빛 무늬의 오묘함을 표현해 내지 못하는 스스로의 무능함에 자책도 해 보고, 어렵게 부여잡은 언어 하나 붙들고 온 몸으로 아파하기도 하였다.

이제 `시작'이라는 단어가 두려움과 함께 참지 못할 기쁨으로 다가온다.

두 개의 강줄기가 몸을 섞으며 흐르는 소양강처럼 내 속에서 기쁨과 부끄러움이 합강되어 흐르는 물소리를 듣는다. 어느 때 보다 겸허함을 배워야 한다며 침묵의 의미를 심어주고는 이 땅에 씨 뿌림과 거둠을 가슴으로 마주하고 있는 별님에게 흙냄새 가득 담은 진한 사랑과 함께 이 기쁨을 바친다.

기쁨과 떨림 속에서 큰 소리로 파이팅 외치며 온 1998년! 벅찬 감격의 팔을 들어 힘껏 포옹하리라.

호수에 던진 조약돌의 울림이 이전에는 느끼지 못한 무거운 의미로 내 어깨를 두드리는 것을 느끼며, 오늘도 나는 강가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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