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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하형
△본명 조윤형 △1970년 부산 출생 △1996년 고려대 경영학과 3학년 중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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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 몸살로 몸이 결딴나 있는데, 세계 저편에서 한 통의 전화가 왔다. 그 전화 때문에 지금, '희한한 장르'의 글을 쓰고 있다. 뭐라고, 쓸 것인가. 머릿속이 반은 녹아버린 것 같은데 뭐라고, 쓸 것인가. 이런 장르의 글을 쓰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내가 쓴 글은 사실 니체의 다음과 같은 글에서 출발했고, 거기서 끝났다.

"상처 내부에도 치유력은 있는 법…… 다음의 격언은 오랫동안 내 좌우명이었는데, 나는 이 격언의 출처를 식자적 호기심에는 알려주지 않았다 : 상처에 의해 정신이 성장하고 새 힘이 솟는다." ('우상의 황혼', 서문 중에서) 나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 내 글이 선택될 확률은, 전국에서 나 혼자 투고했을 확률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나는, 쓰고 싶은 대로 썼다, 오직, 뭔가를 간절히 쓰고 싶었기 때문에.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시간도, 있는 법이므로. 그러고 나서, 뭔가를 썼다는 사실자체를 잊고 있었다. 그런데 오늘, 심한 감기 때문에 제 정신이 아닐 수도 있겠는데, 세계 저편까지 몸이 확장되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건 기쁨이었고 동시에, 두려움이기도 했다.

나도, 안다.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에 관해 떠들기는, 쉽다. 정말로 어려운 건,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내가 꿈꾸는 건, 이거다 : 이미 만들어져 있는 것에 관한 것이, 실제로 뭔가를 만들어 내는 것에 접근하는 것, 극한까지.

심사위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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