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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가지 동일한 시선
윤호진(단국대 연극영화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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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전소영씨의 '다섯가지 동일한 시선'을 뽑았다. 어느 날 28살 짜리 현재의 '나'가 자신의 과거와 미래의 모습을 만나면서 겪는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누구나 내면에서 스스로 겪을 법한 갈등과 선택의 상황들을 시간 여행이라는 장치를 빌어 재미있게 풀어냈다.

신선한 아이디어 외에도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연극적인 코드가 다분히 녹아있었기 때문이다. 무대에 형상화시켰을 때 배우나 관객 모두 즐길 수 있을 듯한 느낌이 동했다. 상식이겠지만, 희곡 집필에 대전제는 영화나 드라마 등 다른 장르와 차별되는 어떤 연극적 특징을 부여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마지막까지 낙점을 주저하게 만든 작품은 송유억 씨의 '가족사진'이었다. 매끄럽고 차분한 전개 속에 여운을 남기는 미덕이 있었으나 평이한 줄거리가 싱싱한 맛을 반감시켰다. 북 잠수함 침투 사건을 다룬 '고래', 병동에 기거하는 노인들의 회한을 담은 '너는 피고지고 나는 살고죽고' 등도 역시 신선함이 떨어지는 작품들이다. 그 밖의 여러 응모작에서 작법의 기본 기는 보이나 극적 진행의 단순함을 발견하기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70여편의 응모작들은 거개가 약간의 아이디어를 갖고 있으나 극적 설득력이 부족해 덧없는 해프닝으로 끝나거나, 어디서 본 듯한 기시감이 드는 스토리가 조합된 미완의 작품들이었다.

이번 당선작은 흡족한 작품은 아니었다. 전후 구조상의 문제로 무대에 형상화했을 때 관객의 이해가 미치지 못하는 구석이 눈에 뜨이기 때문이다. 무대에 올리게되면 다시 한 번 신중히 검토해서 작품의 장점을 더 잘 살려내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신춘문예의 화두는 여전히 '새로움과 신선함'이다. 응모작을 읽으면서 많은 예비 작가들의 속내를 읽으며 즐겁기는 했으나 중년의 연극인에게 경종을 울릴만한 작품을 찾기 힘들었다. 무엇보다도 극장에서 많은 공연을 체험하면서 희곡만이 가진 특성을 찾아내는데 정진해주었길 바란다. 모든 예술이 그러하듯, 희곡 역시 쓰는 이의 그릇 만큼만 반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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