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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나정
△1974년 서울 출생 △1998년 상명여대 교육학과 졸업 △2000년 서울예대 문창과 졸업 △현재 프리랜서 작가 겸 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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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세에 못 되면 다음 생에서라도 소설가로 환생하지 뭐" 라고 술김에 얘기한 적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생이 막막했다. 파를 다듬다, 아이의 기저귀를 갈다가 한때 문학 소녀였던 여자들은 어디서 무엇을 하며 버텨 가는지 궁금했다.

이미 죽은 내가 문지방에 서서 잠든 남편과 아이를 바라보고 있는 꿈을 꾸었다. 이불 밖으로 나온 남편의 발과 자그마한 아이의 발. 방안은 따뜻하고 아이와 남편은 평화스럽게 잠들어 있다. 내가 없어도 아이는 자라고, 남편은 늙어갈 것이다. 안심되었지만 쓸쓸하였다. 현명한 아내도 좋은 엄마도 그렇다고 다른 무엇도 못 되는 나의 자리는 이 세상에는 없을 것만 같았다.

태몽을 꾸었고 이제 나의 자궁 속으로 아이가 하나 더 들어왔다. 소중히 품어 눈 밝은 아이를 낳고 싶다. 아이 둘 키우기가 만만치 않겠지만 그 아이들과 새롭게 세상의 말을 배워보고 싶다. 그리하여 결코 도통할 수 없고, 쉽게 절망할 수도 없는 엄마로서의 소설을 쓰겠다.

크리스마스 때면 청계천으로 데려가 양껏 책을 고르게 했던 아버지, 나 때문에 맘고생 심했던 어머니, 엄벙덤벙 며느리 대신 진하를 돌봐주신 어머님, 죽음 앞에 겸허해지라는 교훈을 주신 아버님, 끊임없이 날 일으켜 세워 준 소설 친구들, 본인보다 더 기뻐해주신 박기동 스승님, 멋지다! 김혜순 선생님, 제 소설을 뽑아주신 심사위원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내 침대의 좌청룡 우백호 김정호, 김진하 군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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