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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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
1998






김중일
△1959년 충남 논산 출생
△2000년 대전 우송공업대학 문예창착과 졸업
△현재 독서 및 글쓰기 개인교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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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가르치고도 나에게 엄마라고 부르는 아이. 아이는 엄마에게 제 마음을 송두리채 주고도 무럭무럭 자랐다. 키도 컸고 손과 발도 제법 튼실해졌다. 물론 입가의 웃음도 목소리도 커다래졌다. 세상 속에서 나를 엄마라고 잊지 않고 불러주는 호칭이 송구스러웠던 순간들. 그때마다 나는 아이 곁에서 동시를 읽곤 했다. 아이는 어른인 내게 함께 가자고 그 조그맣고 따슨 손을 내밀어 나의 차가운 손을 녹여 주었다. 복잡하고 골치 아픈 내 꿍꿍이 속셈을 풀어 그 단순한 마음의 그릇에 담아 주었다. 그러나 어리석게도 어느새 나는 가슴 속에 불씨 하나 은밀히 감추어 두고 수시로 풀무질을 해대곤 했다. 헛된 열정이 아닌가 불안에 떨면서.
참 좋은 동시를 읽으면서 행복했던 순간만으로도 충분한데, 왜 그리도 써야 한다는 것에 완고했는지, 아이 앞에서 속죄하는 심정이 된다. 그 딱딱한 어둠의 창을 아이는 말간 눈빛으로 열어 주었다. 이 나이 먹도록 사방 모르는 것에 둘러싸여 그 어둠에 익숙해지려고 주춤거리곤 하는데, 내게 맞는 조붓한 길 하나 동싯 떠오른 것 같다. 이젠 결코 뒤돌아보지 않고 그 길 다져가며 걷겠노라 고개를 주억거린다. 늦었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고 더욱 천천히, 조심스럽게. 많이 자란 아이 곁에서 한층 작아진 나의 낮은 키로 세상의 어린 것들을 바라 보며.
애초에 똑똑함과는 거리가 먼 나를 잘 안다고는 했지만, 그래서 종종 헤매고 더듬거려도 용서받았던 많은 기억 사이로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얼굴들이 선연히 떠오른다. 그 감사할 모습이 너무 많아 깊은 숨을 몰아 내쉰다. 이제껏 딸의 허물을 주으며 나의 뒤에 서 계신 어머니, 눈 씻고 보아도 내세울 모습이 없는 며느리를 보듬어 주시는 시어머니, 그리고 냉철하지만 따듯한 가슴으로 나의 작품을 읽어주는 남편, 주위 가족들. 많은 선생님들, 특히 데보라 수녀님의 기도, 감사하다.
훌쩍 지나온 세월의 강가에 굳건히 서 있는 돌다리, 이 모두가 그곳에 새겨진 이름들이다. 아울러 심사위원 선생님의 격려에, 지금은 좋은 작품을 쓰겠노라는 다짐밖에 드릴 게 없어 나는 가만히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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