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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승 수
73년 서울 출생
한림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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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 어느 날인가 새벽녘까지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마당에 심겨진 우리 벚나무가 간밤의 비바람에 그 고운 이파리들을 거의 잃었기 때문이다.자연스레 꽃이 지고 잎이 떨어지는 날까지 나는 나의 신산한 마음들을 그에게 기대고 싶었던 것인데,제때에 지지 못한 벚나무의 흉곽에선 슬픈 가락들만이 텅텅 울려나왔다.빈가지 사이를 마구 통과하는 바람은 오래된 낡은 악기를 함부로 취급하는 연주자와 같았다. 그러나 한 해가 지나 우리 벚나무가 다시 꽃을 가졌을 때,어떠한 엄한 바람에도 그 이파리를 쉽게 잃지 않았다.아니 처음부터 엄한 바람은 없었는지도 모른다.바람은 벚나무를 껴안으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힘차게 껴안아 키우려 했던 것인지도 모른다. 시는 이러한 역전(逆轉)의 사고를 나에게 주었다.나는 시를 읽고 쓰게 된 뒤부터 바람이 불면 온몸을 내맡기며 팔을 가지처럼 뻗는 버릇이 생겼다.제발 날 좀 더 껴안아 주시라고,그래서 나를 더 튼실히 가꿔나가게 해달라고. 슬픔의 힘을 빌어 죽는다고 누군가는 말했다.그러나 나는 슬픔의 힘을 빌어 시를 쓰겠다.나를 시인으로 만들어 주신 두 심사위원 김혜순 선생님과 김사인 선생님,동아일보사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그리고 김은자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나는 선생님을 만나 뵙고서야 사부일체라는 옛말이 진리임을 깨달았다.내게 시를 알려주신 맨 처음의 스승이시자 쓰러져 있던 나를 다시 일으켜 세워 주신 분.부디 시에서만은 내가 선생님께 불효하지 않기를 스스로에게 고할 뿐이다. 또한 모교에 계신 정덕준 선생님과 국어국문학과 은사님들,장춘익 선생님,김 번 선생님,심재휘 시인과 권혁웅 시인께 감사드린다.모두 지금의 나를 가능케 해주신 분들이다.그리고 사랑하는 부모님과 형제들,한림대의 '시모리'문우들과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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