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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상의 역사, 그리고 우울한 죄의식>을 뽑고나서
김성곤(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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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응모작들의 특징은 '영상미학적 접근'과, '환경생태학적 접근'이 현저히 늘어났고, '집의 부재'와 '부친 찾기'의 주제가 많았다는 점이다. 전자는 새로운 시대의 패러다임을, 그리고 후자는 전통해체 시대의 불안의식을 반영하고 있는 것처럼 보여 흥미로웠다. 응모작들의 수준은 예년에 비해 크게 향상되어 고무적이었다.

예심을 통과한 8편 중, 마지막까지 남은 두 작품은 이진씨의 '욕망의 지형학과 유목민의 시쓰기-유하론'과 오윤호씨의'회상의 역사, 그리고 우울한 죄의식-김소진 소설론'이었다. 전자는 노련한 글 솜씨와 세련된 감각, 그리고 설득력있는 논리 전개가 돋보였고, 후자는 진솔하고 진중한 비판의식과, 무게있고 차분한 비평태도, 그리고 그것을 받쳐주는 탄탄한 문장력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사실 신랄한 문명비판과 유목민적 열림이라는 주제를 통해 한국 시가 나아갈 길을 예시해준 전자와, 심도있는 작품분석을 통해 역사와 개인의 문제를 천착한 후자 중에서 어느 한편을 고르는 일은 결코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김소진론'을 당선작으로 뽑는 이유는, 굳이 멋부리지 않으면서도 차분하고 무게있게 자신의 논지를 펴나가며, 역사적 상처와 시대의 아픔 속에 한국문학을 담아내는 평자의 역량이 믿음직스러웠기 때문이다. 어려웠던 시절을 짧게 살다간 한 작가의 역사인식 탐구를 통해 우리의 근대사를 되돌아보고 개인의 존엄성을 확인하며, 운명처럼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과거의 짐을 극복하려는 이 글의 시도는 다시한번 문학의 가치를 상기시켜주는 값진 비평작업으로 다가온다. 언어가 이미지에 밀리고 있는 이 시대에 문학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것도, 사실은 바로 그와같은 형이상학적 고뇌와 지적 무거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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