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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재 희
1972년 경기 수원 생
1991년 서울 서초고 졸업
1992년 성균관대 국문과 입학, 1993년 중퇴
2000년 고려대 철학과 졸업
 scribo@dreamw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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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햇빛을 거울에 모두어 들여 장난치기를 좋아한다. 초점을 잘 맞추는 것이 중요하다. 거울은 세상에 두루 퍼져있는 것을 모아낼 줄 안다.

거울은 사물을 비추어 주지만, 보이는 그대로 비추는 법이 없다. 거울은 그냥 보아서는 잘 보이지 않는 사물의 이면(裏面)을, 때로는 배면(背面)을 보여준다.

거울을 들여다 본다.
거울은 오랫동안 나르시시즘과 동의어였다. 사람들은 자꾸 자기를 보고 싶어한다. 거리를 걸으면서 쇼윈도를 옆으로 슬쩍 바라보는 그들은, 진열된 물건이 아니라 유리에 비치는 자기를 본다.

언제부턴가 나는 거울 속에서 타자를 보기 시작했다. 약간 비켜 서서 거울을 보면, 거울 속에서 내가 사라지는 대신, 내가 정면으로 거울을 응시할 때 나한테 가려서 보이지 않던 타인들이 보인다. 처음엔 거울에 비치지 않던 그들이 내가 비켜 서는 만큼 거울 속으로 들어온다.

거울은 정직하게 꼭 반사각만큼 그들을 비춰준다. 그 반사각을 넓혀 가는 것은 이제 앞으로 나의 몫이다.

어떤 것을 오래 생각하고 오래 바라보면 그것과 가까워질 수 있다는 믿음을 확인하게 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린다.

고대문학회 형들, 소설을 읽어주신 황선생님, 따뜻한 가족과 오래된 벗들, 그리고 내 인생의 同志 승하형에게 한 소식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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