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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 은 경
1964년 서울 출생
1987년 경희대 철학과 졸업
1998년 <작가세계> 겨울호에 단편 '누구세요?'로 신인상 수상
 p2ac2@chollia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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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나를 괴롭혔던 것은 가시적 성과였다. 그렇다, 그것은 글자 그대로 '눈엣가시'였다. 내가 그 가시에 얼마나 찔리고 또 찔렸던가.
나는 내 방의 이름을 소도(蘇塗)라고 지어 줬는데, 그만큼 내 방에 처박혀 있을 때만큼은 자유로웠다. 내가 30대 중반이 넘어서까지 내세울 쥐뿔 하나 가지지 못한 것도 무죄였고, 내 친구들은 학부모인데 나는 아직도 별은커녕 하늘도 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무죄였고, 또한 그렇게 노예(?)처럼 매달려 있는데도 불구하고 소도 바깥의 사람들이 눈이 빠지고 귀가 빠지고 목이 빠지게 기다리는 '가시'하나 뽑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도 무죄였다.
그런데 무죄인데도 어찌된 셈인지 나는 행복하지 못했다. 왜냐! 정작 나를 찌르는 '눈엣가시'는 내 눈 속에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누군가의 흉내를 내어 이렇게 말하고 싶다. '나를 키운 건 8할이 오기다.'
사실 나는 무언가를 새로 시작하고 싶지 않았다. 용기도 없을 뿐더러 재주도 없었다. 할 줄 아는 거라곤 글쓰기밖에 없었고 또 제일 자신 있는 분야도 글쓰기였다. 그런데도 소설을 쓰는 내내 자신이 없었다. 이게 소설인가? 소설을 이렇게 써도 되는가?
"그렇게 쓰는 거다. 소설은 그렇게 쓰는 거다."
크리스마스 이브 전전날 난데없이 들려온 이 복음! 오! 기쁘다 구주 오셨네!
자신 없는 두 어깨에 큰 힘을 북돋아주신 심사위원 선생님께 큰 감사를 드린다. 여기저기 흠 많고 보잘것없는 '것'을 '작품'으로 인정해 주시다니.
나를 떨어뜨린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나를 밟고 간 사람들에게도 감사한다. 그러나 가장 감사를 드리는 분은 나의 가족이다. 아버지, 어머니, 오빠, 올케언니, 남동생, 그리고 조카. 또 친구, 지인들께도 감사드린다. 참 극단 가람 여러분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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