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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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선우
△1993년 대전 출생
△한남대 문예창작학과, 동대학원 석사 재학



 

어둡고 축축한 시간을 지나오다 당선 소식을 들은 건, 서점 화장실이었습니다. 그만, 맨바닥에 널브러졌습니다. 오래 달린 사람처럼 다리가 무거웠습니다. 영혼을 거울 속에 박제해두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왜 거기에 두고 왔을까질문을 업고 방에 들어왔는데, 책상에 엎질러진 진통제 상자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저 모서리들이 나를 지나다니는 것 같은 기분. 자꾸만 아팠습니다. ‘더 쓸 수 있겠구나싶었습니다. 그래서 다시 진통제를 깨물어 먹으며 빈 몸으로 책상에 앉았습니다. 이게 내 전부인 것처럼. 내 몸을 횡단하는 무수한 알약과 슬픔을 사랑할 각오를 했습니다. , 책 몇 권과 영혼을 데리러 어느 날 서점에 가볼 작정입니다.

 

부족한 시를 선택해주신 심사위원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제 시의 전부인 김완하 선생님, 제 앎의 전부인 조해옥 선생님 고맙습니다. 수없이 깨지고 무너져도 시 속에서 버틸 수 있던 건 손미 선생님 덕분이었어요. 제 롤모델인 박송이 선생님, 감사합니다.

 

우리 소고기 공동체, 응원해 준 연구실 식구들, 고마워요. 나의 친구들, 덕분에 웃을 수 있었어. 대학원 원우님들, 끝까지 함께 가요.

 

나의 전부인 김종중 집사님, 변진순 집사님. 첫 독자, 선미 누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며 잠들기 전 다시, 시를 쓰러 떠나겠습니다. 알약이 내리는 책상 앞으로. 나를 잡아먹는, 한없이 살아있는 밤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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