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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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성석제 소설가

본심에 올라온 9편을 통독하면서 새삼 소설은 소통의 기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술(技術)’이든 기술(記述)’이든 중요한 것은 소통이라는 대전제 없이 소설은 존립할 수 없다는 것이다. 소설을 통해 작가와 독자는 대화를 시도하며 작가와 시대가 소통하고 작품과 현실, 상상의 세계가 서로의 경계, 세포벽을 넘나들게 된다. 물론 모든 시도가 성공적인 것은 아니다. 결국 작품의 완성도, 온축의 흔적이 평가를 다르게 만들었다.

 

영지는 경주로 여행을 간 두 사람의 이야기로 섬세한 심리 묘사와 정교한 세부 묘사가 돋보인다. 하지만 화자 내면의 목소리가 경주라는 외경과 시각장애인과 동반하는 데 따른 쉽지 않은 여정에 종속되어 입체적이라기보다는 평면적이라는 느낌을 주었다.

 

키친 트렁크는 가사노동에 시달리는 여성의 내면과 피폐한 일상을 잘 드러내 보여주는 작품이다. 묘사가 핍진하나 이미 익숙하고 많은 사람에 의해 서술되었다는 점에서 뒤로 미뤄졌다.

 

당선작인 우따는 흠잡을 데 없이 완성도가 높다는 점에서 압도적이다. 인종차별과 사법적 정의처럼 다루기 쉽지 않은 재료를 능숙하게 요리해내면서도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흡인력을 가지고 있다. 신선한 패기가 넘치면서 오랜 수공을 거친 장인의 손놀림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작품이 새로운 소설 문학을 이끌어 가리라는 믿음이 생긴다. 당선자에게 아낌 없는 축하를 보내며, 다음을 기약하게 된 분들의 분발을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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