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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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향 영화감독·주필호 주피터 필름 대표

지난해에 비해 이야기의 완성도가 높고 꽤 괜찮은 시나리오들이 본심에 올랐다. 12편의 본심 진출작 중 심사위원들은 자리에 앉은 지 5분도 안돼 쉽게 의견을 모았다.

아비규환은 다른 응모작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른이 쓴 것 같다. 영상을 생각하며 찬찬히 쓴 시나리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곧 죽어도 가족은 장례식장에서 벌어지는 사흘간의 소동극이다. 기획력이 돋보였지만, 잘 가다가 세번째 날부터 식상함으로 마무리되어 아쉬웠다. ‘태양의 피는 서스펜스 설정이 좋았으나 막판에 힘이 빠지고 좀 더 정교한 플롯이 필요하다. ‘양색인은 흥미를 유발하는 상업적 소재로 쉽고 대중적인 이야기로 개발할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춘앵전은 조선 역사에서 길어 올린 신선하고 독창적인 소재의 발굴이 의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자가 왜 춤에 열중하게 되었는지 계기가 약하다.

당선작인 정복의 영웅정복은 일곱 살 주인공 이름이다. 소재와 이야기는 TV 단막극에 어울릴 법한 작은 규모지만, 감동도 있고 코끝이 시큰한 가족영화로 손색없게 잘 직조했다. 자극적인 요즘 영화들과 달리 맑고 따뜻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뭉클하고 소박하고 잔잔한 감동과 재미까지 있어 꼭 영화로 관객과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진정한 시나리오 작가로 데뷔하는 것은 당선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시나리오가 영화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떨어졌다고 어렵게 선택한 소재와 이야기를 그냥 노트북 파일 속에 묻어 두지 말고 수정과 퇴고를 거듭하며 완성해 보기를 바란다. ‘만다라’ ‘짝코의 송길한 선생님께서는 시나리오는 발로 쓰는 것이라고 늘 말씀하셨다. 시나리오를 쓰는 데 지름길은 없다. 자꾸 쓰고, 고치고, 퇴짜 맞고 하면서 시나리오는 좋아지는 것이고, 어느새 영화로 제작되는 현실을 목도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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