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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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정희·성석제 소설가

 자극적인 이야기와 미증유의 사건 사고가 폭발하는 시속에 비해 소설 속의 세상은 조용하게 내연(內燃)하고 있었다. 그에 비해 문체의 유행과 기성작가를 모방한 듯한 스타일은 심사자의 눈에 도드라지게 띄었다.

술독은 흔한 도시의 부랑자, 노숙자를 보여준다. 그늘 속 인간상에 대한 묘사와 의식 추적이 의미가 없다 할 수는 없지만 새로운 진전을 이루지 못한 것이 아쉽다. ‘케이브 인은 어느 식당의 일상적인 풍경을 연극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속물적인 사람들의 모습을 개성적 터치로 드러내는데 노부같은 어색한 호칭에서 작품이 제대로 걸러지지 않은 듯한 느낌을 주었다.

굿모닝은 이야기를 끌고 가는 입심이 대단하다. 문제가 된 것은 특정한 차의 브랜드가 정면에 등장하고 소설의 흐름도 거기에 기대고 있으며, 제목이 지향하는 상징성을 이야기가 획득하지 못한 것이다. ‘멘덴홀 빙하 숲의 부활은 설인(雪人)을 주인공으로 등장시켰음에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의 개연성을 구축하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작품 말미의 문장처럼 다 읽고도 뚜렷하게 잡히는 건 없었다.’

당선작 자연사박물관은 여러모로 균형이 잘 잡힌 작품이다. 소시민의 일상과 노동 현장의 살풍경한 모습, 노조 결성에 따른 핍박과 절망감이 어울리기 힘든 제재임에도 불구하고 무리 없이 녹아들었다. 날것 그대로의 지독한 삶을 때로는 가벼운 욕설과 농담, 뭉클함으로 감싸안으며 소설은 한걸음씩 나아간다. 이런 걸음은 등단 이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주었다.

당선자에게 아낌없는 축하를 보내며, 인연이 늦춰진 분들에게는 걸음을 멈추지 말기를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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