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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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리 연출가, 배삼식(글) 동덕여대 문예창작과 교수

  삶의 고통은 어디에나 널려 있다. 뒹구는 돌멩이처럼. 그것을 주워들고 팔매질하기는 쉽다. 그러나 그것이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 어디로 가는 것인지 곰곰이 들여다보는 눈길은 드물다. 이러한 성찰 없이는 '팔매질'은 겨냥해야 할 과녁을 찾지 못한다. 응모작들은 개인과 공동체의 삶에 있어 아픈 구석들을 제각각 품고 있었다. 아쉬운 것은 대부분의 작품이 현실에 결과로서 드러난 고통을 직접적으로 토로하는 데 그칠 뿐, 그 고통의 근원에 대한 진지한 물음으로 나아가지 못한다는 점이다.

  예심을 거쳐 본심에서 다음 네 작품을 두고 논의하였다. 유종연의 ‘지나간, 시간들’은 장면을 엮어가는 연극적 재치가 돋보였다. 그러나 말하고자 하는 바가 뚜렷치 못해 통속과 감상에 머문 점이 아쉬웠다. 윤나라의 ‘백년손님’은 진득하게 이야기를 밀고 나가는 힘이 좋았다. 다만 극 후반에 갑자기 끼어든 상징들이 극적 세계의 일관성을 깨뜨린 것이 흠이다. 최보영의 ‘호랑이 발자국’은 시간과 기억이라는 쉽지 않은 문제를 다루고 있다. 그 패기는 눈여겨 볼 만하나 주제에 대한 좀 더 면밀한 사유와 구성에 있어서의 밀도가 필요해 보인다.

  당선작인 김경민의 ‘욕조 속의 인어’는 엉뚱한 이야기다. 작가는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말이 되게 풀어놓음으로써, 말도 안 되는 이 세계의 속살 한 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극적 구조가 탄탄하며 간결한 언어는 울림이 깊다. 작가가 보여주는 절제와 유머에 대한 감각은 자신이 다루는 대상에 대한 성찰의 힘을 느끼게 한다. 다소 전형적이라는 지적도 있었으나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당선작으로 결정하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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