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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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수
△1983년 서울 출생
△단국대 법학과 졸업


  당선 전화를 받고 길거리에 멍하니 서 있다가, 편의점으로 들어가 쌍화탕 한 병을 사서 마셨다. 왜 하필 쌍화탕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뜨끈한 그것을 쭉 들이켜고 나니 입안이 맵싸해지고 두 볼이 뜨거워지면서 비로소 당선을 실감할 수 있었다. 그 순간엔 맵고 따뜻한 무언가가 절실했다.

  스물아홉이 되던 해에 소설을 쓰기로 결심했고, 여러 번의 낙선을 경험했다. 그 시절에는 당선작을 꼼꼼히 읽어보는 게 중요한 숙제였지만 그보단 당선 소감에 눈길이 먼저 갔다. 당선자들이 어떤 방식으로 글을 썼는지, 어떤 깨달음을 얻었는지, 그것을 읽어보는 게 큰 즐거움이었고 실제로 많은 도움이 됐다. 그렇기에 나 역시 당선 소감에 그러한 말을 꼭 적으리라 다짐했었다.

 내 경우엔 하루에 이삼십 장 정도를 매일 쓰되, 내 작품을 쓰는 시간보다 책을 읽는 시간이 더 많았다. 읽지 않으면 쓰는 힘도 바닥이 난다는 중요한 사실을 깨달았다. 쓰고, 읽고, 걷는 게 하루 일과의 전부였다. 지극히 단순한 일과를 반복하면서도 지겹기는커녕 나날이 즐거웠고 또 그만큼 고독했다. 그저 즐겁기만 했다면 당선의 행운을 얻기는 힘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고독과 단순한 일과의 반복이 안정적으로 글을 쓸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던 건 가족의 도움이 컸기 때문이다. 거듭 낙선하던 때에도, 내게 당선의 운은 없을지라도 나를 믿어주는 사람들이 곁에 있는 운은 있다고 믿었고 그 힘으로 버틸 수 있었다. 나를 작가 지망생이 아니라 작가라고 불러주던 친구들에게도 고맙다. 

 부족한 작품을 뽑아주신 선생님들께 무한히 감사드린다. 자신감이 사라질 때마다 그분들을 떠올리며 계속 글을 써나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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