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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남현 문학평론가, 구효서(글) 소설가

 개인적 이유만으로는 소설이 쓰이지 않는다. 쓰인다면 그것은 그 개인만을 위한 소설이다. 소설을 쓰는 개인의 이유는 그래서 독자가 소설을 읽는 이유에 의해 늘 환기되어야 한다. 그랬을 때 이른바 소설의 효용이라는 것이 생기며 소설은 공기(公器)가 된다. 응모작에서 효용의 효과를 확신할 수 없었던 데는 그것을 갈무리해 내는 솜씨가 부족했거나 기대를 빗겨가는 사정이 있었을 것이다. 본심에 오른 6편 중 특히 3편을 눈여겨보았다.

  김의경의 ‘물건들’은 ‘다이소’라는 공간을 문제적 공간으로 보기 보다는 들여다보기에 흥미로운 공간으로 처리해 버린 느낌이다. 흥미가 흥미답기 위해서는, 일테면, 다이소 공간과 가난한 청춘의 동거공간이 소비사회에서 인간 및 인간관계가 겪는 물화의 과정 따위를 비추어내야 했을 것이다.

  옥림씨라는 인물의 고생스러운 일대기와 그 피붙이들의 형편을 다룬 김혜자의 ‘정류장’은 어떤가. 고유어를 쓰고 읽는 맛을 빼면 무엇이 남을까. 삶의 세부와 그것을 설명하거나 묘사하는 어법까지도 퍽 고유어적인데 그 운용이 놀랍도록 세련되고 자연스럽다. 다만 그뿐이다. ‘기다리지 마세요, 어머니’라는 부제와 그에 맞닿는 결미로써 소설의 효용을 가까스로 높이려 했으나 역부족인 건 어쩔 수 없었지 않은가.

  ‘활발하고 고요한 코의 자세’의 입심은 수다스럽고 장황하고 능청스럽다. 밑도 끝도 없이 왜 이러나 싶을 즈음 J가 등장하며 시나브로 조용하고 진지해진다. 그 J가 사라지고 도서관에 ‘나’홀로 남았을 때는 비감하다. 비로소 작가의 수다와 장황이 전략이 아니었을까 짐작하게 한다. (짐작이 아닌 확신이었으면 좋겠다) 앞의 두 편에 비하면 이 작품은 지나칠 만큼 작품의 효용성과 그에 대한 자기정리가 두드러진다. 솜씨로 보아 쉽게 극복될 것이라 보고 당선작으로 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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