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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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성우 문학평론가, 심진경 문학평론가

  올해 동아일보 신춘문예 평론부문 응모작은 예년에 비해 편수도 늘고 평론의 수준도 전반적으로 많이 향상되었다. 물론 많은 경우 작가론이나 작품론에만 국한되어 다양한 작품을 아우르고 관통하는 문학적 주제를 발견하는 데에는 이르지 못한 것은 아쉬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정된 문장력과 섬세한 분석력으로 작품이 내장한 깊이와 문제의식을 드러내려는 시도들이 돋보였다. 나아가 작품이 징후적으로 포착한 삶의 감각을 명징한 현실적 언어로 분석하려는 노력도 주목할 만했다. 좋은 비평이란 결국 텍스트 내적 분석에만 머무르기보다는 이를 현실과 맞닿게 함으로써 작품의 자리를 좀더 확장하려고 노력이 아닐까 싶다.

 당선작을 놓고 경합한 작품은 총 네 편인데, 그 중 박범신의 ‘은교’를 타나토스와 에로스라는 두 가지 욕망의 범주로 분석하고 있는 ?에로스와 타나토스의 이중주?와 언어를 불신하고 소설을 혐오하는 것처럼 보이는 한유주 소설 내면에 들끓는 새로운 언어와 소설에 대한 욕망을 발견하고자 한 ?의심과 불신의 소설쓰기?는 둘 다 부분적으로 탁월한 분석력이 돋보이기는 하나 지나치게 작가의 의도를 충실하게 따르는 독법 때문에 텍스트라는 한계 안에 갇히고 말았다는 인상이다.

  마지막까지 당선 여부를 놓고 고민한 ?분열증적 탈주에서 생성의 상상력으로?는 윤이형 소설이 제기한 분열에 대한 문제의식을 지금의 문학이 공유하는 불안의식과 연결짓는 안목이 돋보였으나 분열에서 생명으로 변주되는 분석 과정의 소박함이 아쉬웠다.

  결국 이번 당선작은 황정은 소설을 대상으로 한 ?없음으로서의 유토피아: 언어의 (불)가능성에 대하여?로 결정되었다. 황정은 소설의 소멸하는 인간, 탈의미화되는 언어 등을 통해 ‘없음’의 존재론을 발견하고 이를 텍스트 너머에서 새로운 존재론과 연결짓고자 하는 비평적 노력이 돋보였다. 당선자에게 축하 인사를 보내며, 아울러 안타깝게 당선되지 못한 응모자들에게도 아낌없는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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