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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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형 극작가 연출가, 김명화 극작가 연극평론가



  다채로운 시도는 있었으나, 눈에 띄는 수작은 드물었다. 그 중 우리가 주목한 작품은 <일병 이윤근> <미친 존재감> 두 편이다.

   당선작인 최준호의 <일병 이윤근>은 한국 사회의 모순과 폭력성이 화약고처럼 집약된 군대를 배경으로 삼은 작품이다. 일상을 나열하거나 크게 과장하지 않으면서도 조직의 모순을 깔끔하게 추출하는 작가의 관찰력이나 군더더기 없는 극작술이 돋보였다. 결말의 영악함과 현실 수긍의 논리가 곤혹스럽긴 했지만, 우리는 이것이 전망 없는 구조 속에 살아가는 젊은 세대의 솔직한 자화상일 수 있다고 결론 내렸다. 당선을 축하드린다.

   오승수의 <미친 존재감>은 아름다운 작품이었다. 자살한 청소년의 유일한 혈육인 할머니와 그에 대한 죄의식으로 할머니를 찾아오는 소년의 친구가 하룻밤 동안 대화를 나누는 언어 중심의 작품이다. 삶과 죽음을 넘나들고, 진실과 화해를 찾아가는 구조와 서정미가 좋았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절제력이 부족했고 대사의 잉여나 방만한 설정은 공연을 염두에 두었을 때 무리수로 읽혔다. 작가가 문자로 모든 것을 다 이야기한다면 연극을 만드는 사람들은 무얼 하겠는가, 연극성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와 사유를 부탁드린다.

   올해 또 하나의 특징은 청소년을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성장소설의 붐이 희곡에서도 예견되는데, 그런 점에서 청소년 문제를 다룬 <바람직한 청소년>은 캐릭터의 진정성이나 문제의식이 좋은 작품이었다. 그러나 아직은 희곡이라기보다는 시나리오에 가까웠다. 그 외, 깔끔한 글 솜씨였지만 캐릭터의 설득력이 부족한 <닳고 닮아서>도 함께 거론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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