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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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지현
△1987년 서울 출생
△서울예대 문예창작과
△동국대대학원 국어국문과 석사과정



  작가들의 당선소감을 읽는 밤이다. 아르바이트 공고를 읽던 밤보다는 훨씬 운치 있는 것 같아서 좋다. 세계의 예측 불허함엔 항상 감탄하게 된다. 그리고 이러한 예측 불허에도 불구하고, 늘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는 사실이 경이롭다.

  이것을 소감이라기보다는 러브레터라고 읽어주었으면 좋겠다. 이제라도 사랑을 고백할 수 있어 기쁘다. 할 수 있다면 최대한 유치하게, 억지 눈물이라도 한 방울 묻히고 싶다.


  먼저 사람이 아닌 것들에게- 함께 새벽을 지새운 나의 고양이 두 마리, 마감만 끝나면 부수겠다고 다짐한 노트북(그러나 지금 소감을 쓰고 있다), 이력서를 냈지만 받아주지 않았던 회사들, 내가 가졌던 방들, 치킨마요.

  그리고 사람들에게- 슬픔 또한 농담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준 부모님과 가족들. 언제나 함께 할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 경기예고 친구들. 인사할 구실이 생겨 좋은 서울예대 동기들과 한강선생님, 김혜순선생님, 조동범선생님. 자존감 하락에 많은 도움을 주었던 동국대 대학원 동기들와 선배들, 그리고 교수님들. 겨우 따라잡아 보폭을 맞추게 된 발상스터디와 엉덩이와 식사 멤버들. 조우리선생님과 김혜정선생님, 곁에서 항상 욕해준 곰과 그 친구들. 따로 이름 넣어달라고 한 민주. 퇴미부부. 나를 스쳐갔거나 내가 지나친 많은 사람들. 모두에게 사랑과 평화를 (곧 마실 알콜과 함께) 전한다.

  마지막으로 나의 버려진 소설들에게- 늘 A/S 기사가 된 것 같은 기분으로 살겠다.


  사실 많이 무섭다. 하지만 무서울 수 있어서 고맙다. 심사위원 두 분께도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어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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