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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고아원 
- 안미옥

신발을 놓고 가는 곳. 맡겨진 날로부터 나는 계속 멀

어진다.

쭈뼛거리는 게 병이라는 걸 알았다. 해가 바뀌어도 겨

울은 지나가지 않고.

집마다 형제가 늘어났다. 손잡이를 돌릴 때 창문은 무

섭게도 밖으로

연결되고 있었다. 벽을 밀면 골목이 좁아진다. 그렇게

모든 집을 합쳐서 길을 막으면.

푹푹, 빠지는 도랑을 가지고 싶었다. 빠지지 않는 발

이 되고 싶었다.

마른 나무로 동굴을 만들고 손뼉으로 만든 붉은 얼굴

들 여러 개의 발을 가진 개

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말이 이상했다. 집을 나간

개가 너무 많고

그 할머니 집 벽에서는 축축한 냄새가 나. 상자가 많

아서

상자 속에서 자고 있으면, 더 많은 상자를 쌓아 올렸

다. 쏟아져 내릴 듯이 거울 앞에서

새파란 싹이 나는 감자를 도려냈다. 어깨가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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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식탁에서 

내게는 얼마간의 압정이 필요하다. 벽지는 항상 흘러

내리고 싶어 하고

점성이 다한다는 게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싶어 한다.

 

냉장고를 믿어서는 안 된다. 문을 닫는 손으로. 열리

는 문을 가지고 있다는 걸 잊어서는 안 된다.

 

옆집은 멀어질 수 없어서 옆집이 되었다. 벽을 밀고

들어가는 소란. 나누어 가질 수 없다는 게

 

다리가 네 개여서 쉽게 흔들리는 식탁 위에서. 팔꿈치

를 들고 밥을 먹는 얼굴들. 툭. 툭. 바둑을 놓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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