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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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위원 조남현(문학평론가), 이승우(소설가)

예심을 거쳐 올라온 작품은 내용과 스타일이 다양하고 목소리에 개성이 있었다. 몇 편은 이야기의 현실 환기 효과가 의심스러웠고, 몇 편은 시선을 끌려는 과도한 포즈가 불편했다. 길게 논의한 작품은 '디스코 팡팡'과 '허물', '헤이, MR. 차페크'였다.

죽음의 그림자에 붙잡힌 영혼들의 비이성적 행동을 통해 존재의 불안을 그려 보인 컬트 무비풍 소설 '디스코 팡팡'은 인물들의 이상심리에 대한 공감을 불러내는데 성공하지 못해 소설 속 사건들을 이해시키지 못했다. '허물'은 미용사를 주인공으로 아름다움과 욕망, 혹은 아름다움에 대한 욕망이라는 문제를 꽤 집요하게 다뤘다. 낯선 소재에 대한 취재도 성실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러나 주요 인물이 만들어내는 갈등이 평면적이고 진부한데다가 같은 자리를 맴도는 듯한 서술의 지루함도 아쉬움을 주었다.

'헤이 MR. 차페크'는 이해할 수도 없고 받아들일 수도 없는 형의 사라짐이라는 충격적인 사건을 통해 세계(이해할 수 없지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에 입문하는 십대 소년의 성장 과정을 다른 텍스트 속 세계의 인물들에 의지해서 보여주는 소설이다. 할 말이 많은 듯 절제되지 않은 문장이 걸리지만, 세계에 대한 자세가 진지하고 고통을 내면화시켜서 표현하는 능력이 상당하다고 느껴졌다. 우리는 이를 당선작으로 뽑는 데 어렵지 않게 동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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