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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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태숙(연출가), 김태웅(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교수·연출가)
선택의 고민은 기뻤다. 아니, 행복했다.

100 여 편이 넘는 응모작이 그려내는 세계 안에서 행복한 꿈을 꿀 수 있는 시간이었다. 반짝이는 사유를, 새로운 가능성을 만나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자본을 숭앙하는 이 시대에 연극에, 희곡창작에 매달리는 영혼은 얼마나 무력한가? 아니 얼마나 위대한가?

응모작 중 강경은의 ‘마중’, 김지훈의 ‘설명서 클럽 종신회원’, 김특영의 ‘잠’, 홍지현의 ‘변기’, 주혁준의 ‘허수아비’, 최호종의 ‘돼지들의 아침식사’가 최종 거론되었다. 이들 희곡은 당선작이 될 저마다의 장점과 매력을 지니고 있었다. ‘마중’은 다소간의 상투성에도 불구하고 작가의 깊이 있고 성숙한 의식이 돋보였다. ‘설명서 클럽 종신회원’은 독창적인 주제와 극을 끌어가는 솜씨가 돋보였으나 무리한 설정과 대사의 사변성이 문제였다. ‘잠’은 현실과 환상의 설득력이 있는 결합이 좋았으나 상징이 지닌 자폐성이 지적되었다. ‘변기’는 짧은 분량에도 불구하고 반전과 아이러니의 묘미를 살렸고, 무엇보다 ‘신=변기’ 라는 설정이 지닌 풍자의 폭발성이 좋았다. 그러나 반전이 다소 무리라는 평도 받았다. ‘허수아비’는 대사나 지문 등 여러 가지 면에서 오래 공 들인 흔적이 쉽게 발견됐다. 역사적 상상력이 돋보였다. ‘돼지들의 아침식사’는 관계의 인위적 설정에도 불구하고 상징의 그로테스크함을 통해 자본의 폭식성, 어처구니없음을 코믹하게 그려낸 작품이었다.

결국, 심사위원들은 ‘변기’와 ‘허수아비’ 두 작품을 당선작으로 선정하는 우를 범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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