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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현
△1974년 전남 보성 출생 △2004년 고려대 서양사학과 졸업 △고려대 대학원 국문과 석사 과정 재학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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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 년 동안 문학에 목을 매달았으니 죽을 고비도 없지 않았다.
삶이 극적이어야 한다는 강박 아래 자행된 연기(演技)의 치졸함이 부끄러워지고 열정의 근원이 허영심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을 무렵, 마침 들려오는 풍문은 휘청거리는 발걸음에 아예 태클을 걸었다.
키도 다 크기 전에 마법을 걸어왔던 세계 명작 전집, 한국 대하소설들, 도스토예프스키와 버지니아 울프의 전기를 모두 원망하고 있었을 때, 나를 구원해 준 이는 고마운 이웃들이었다. 현경 언니, 영애 언니, 재림 언니, 연진이, 소현이는 풍문의 근거 없음을 일러 주었고, 내 절망이 게으름에 대한 구차한 변명일 뿐이라며 질책해주었다. 그들이 옳았다. 나는 비겁했고 무능했다. 시지프를 흉내 낼 각오를 다지던 내게 이 소식은 사실 때 이른 낭보다. 훌륭하신 분들을 두고 먼저 호명된 이 행운 앞에서, 나는 한없이 송구스러워진다.
좌충우돌하고 황당무계한 제자를 은은한 사랑으로 지켜봐주신 지도 교수님과 윤석달 선생님, 고려대의 은사님들께 감사드린다.
부족한 글을 고심하며 읽어주신 조남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대책 없던 문청 시절 서로를 키웠던 고대 문학회의 재주 많던 친구들에게 그립고 미안한, 애잔한 마음을 전한다. 나는 순전히 그들보다 이기적이기 때문에 문학의 언저리에 더 오래 머무를 수 있었을 뿐이다.
사랑과 이해로 보살펴주신 할아버지, 어머니, 두 동생과 올케들에게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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