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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서고 (第 3 書庫)     - 최명훈


[작품 요약]

성진은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지만 지도교수인 최교수가 돈을 요구하자 학위를 포기한다. 그는 집근처 도서관을 드나들며 책이나 읽는 것으로 하루를 보낸다. 가끔씩 얼굴도 알 수 없는 브로커로부터 대리논문의뢰가 들어오고, 그것으로 생계를 이어간다.

"킬러는 일이 끝나면 다음날 신문에 자신이 누구를 죽였는지 알잖어. 나는 한 달 후에 도서관에 가보면 누가 일을 시켰는지 알 수 있어."

이렇게 단조롭게 살아가는 그 앞에 이상한 사람들이 나타나고 기이한 일들이 벌어지기 시작한다. 재덕이란 사내는 한눈에 봐도 정신이상자로 보이는 추레한 차림에, 도서관의 모든 책을 집어삼킬 듯이 읽는 사람이다. 성진은 그와 조우한 날, 1960년대 소설연구에 대한 논문을 의뢰받는다.

1960년대 소설의 원본을 찾으러, 도서관 지하에 있는 오래되고 낡은 책들만 보관하는 '제3서고'로 처음 들어가보게 된다. 천장에 용도를 알 수 없는 갖가지 파이프들이 지나다니고, 형광등조차 제대로 켜지지 않는 을씨년스러운 곳에서 그는 겨우 자신이 원하던 김승옥 소설의 원본을 찾는다. 하지만 사다리에서 떨어져 그만 정신을 잃고만다.

꿈속에서 성진은 '서울, 1964년 겨울'의 소설 속으로 들어간다. '나'라는 주인공이 되어 김씨와 안이라는 대학원생과 함께 소설 서사대로 모험을 하게되는데... 결국 김씨가 자살할 거라는 것을 알게되는 성진은 그의 방을 찾아가 김씨를 살려내곤 거리로 뛰쳐나온다. 아무도 없는 거리에는 떨렁 노점서점이 하나 불을 밝히고 있고, 그곳에서 노인을 만나 '제3서고'에서 자신이 찾던 것과 똑같은 책을 건네받는다.

성진은 곧 정신을 차리고, 재미있는 꿈을 꾸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의뢰받은 논문을 준비하려 하자, 김승옥의 소설이 자신의 꿈대로 바뀌어져 있음을 알고는 놀란다. 자신의 기억이 잘못된 것인가, 친구에게도 물어보지만, 세상 사람들은 모두 김승옥을 모른다. 꿈에서 자신의 훼방 때문에 모든 사람들의 기억이 바뀌어 있고, 김승옥은 무명소설가로 전락해버린 것이다.

성진이 이 사실을 받아들일 수 없어 혼란스러워하는데, 재덕이 다가와 제3서고의 비밀에 대해서 귀뜸을 해준다. 그곳에 들어가면 텍스트를 변조할 수 있고, 생생하게 즐길 수 있다고, 또한 그곳에 모든 것을 관할하는 자는 꿈속에서 봤던 그 노점서점의 노인이라고... 성진은 이 말을 믿지 않지만, 차츰 제3서고의 마력에 빠지고 만다.

점차 성진의 외양도 정신이상자로 보이는 재덕과 닮아가고, 둘은 현실세계로부터 멀어져 자신들만의 몽환적인 세계에 빠지고 만다. 재덕은 한번 들어가면 죽어도 나오기 싫은 천국을 찾아 온통 도서관을 뒤지고 있는 중이었다. 반면 성진은 자신이 만들고싶은 이상향을 직접 쓰기로 마음 먹는다.

이 세상의 고통을 모두 제거해버린 성진의 소설이 완성되고, 제3서고를 통해 그곳으로 들어가려는 찰나 그만 재덕이 제3서고에서 죽는 사고가 일어난다. 자신의 천국으로 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던 도서관 문턱에서 성진은 경찰에게 끌려가고, 재덕의 살인용의자로 주목받는다.

성진은 제3서고로 들어가려고 몸부림치지만, 뜻대로 되지 않고... 결국 제3서고를 둘러싼 진실들이 밝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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