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당선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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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정
△1961년 경북 영천 출생 △1984년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국문학과 졸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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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아이를 낳았을 때다.

10시간이 넘는 진통으로 거의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가까스로 아이를 순산하고 조금씩 몸을 추스르고 있는데, 예기치 못한 많은 양의 下血로 인해 갑자기 혼수상태에 빠져들면서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듯한 묘한 기분을 느꼈다.
다음 순간, 좀 전의 우렁찬 아이 울음소리가 다시 귓전을 울리면서 이상한 기운이 손끝으로 전해지며 순식간에 전신을 감싸고, 살아야 한다는 의지가 차가운 몸을 점점 따뜻이 데워주었다.
그 후로도 다시 두 아이를 더 낳을 수 있었던 용기는 과연 어디서 온 것일까?
아무런 계산도 없이 다 줄 수 있는 사랑을 하나만 꼽으라면, 나는 주저 없이 자식에 대한 어미의 사랑이라고 감히 말 할 수 있다.

연어는 산란을 위해 母川으로 回歸한다.
돌아오는 길이 결코 순탄하지 않았음은 미루어 짐작된다.
진정한 용기가 필요한 사랑의 실천 아닐까!
오늘은 첫 아이가 대학에서 논술 시험이 있는 날이어서 새벽에 서울 행 기차를 탔다.
기차가 막 종착역에 이른다는 안내 방송과 함께 울리는 전화벨소리… 그리고 당선 통지!
마치 감독이 미리 장치해둔 짧은 광고필름이 돌아가는 듯, 거짓말 같은 감동이 전화기를 통해 내게서 아이에게로 잔잔히 전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바라는 게 있다면, 아이의 기억 속에 언제나 노력하는 엄마의 모습으로 남고 싶다.
재주가 뛰어나지 않아도 실망하지 않고 한결같은 모습으로 고민하는…
기왕에 들어선 이 길을, 차마 돌아서지 못하는 연어처럼 진정한 용기로 나아가려 한다.

부족한 작품을 選해주신 심사위원님께 마음 깊이 감사드린다.
때로는 날카롭게 또한 인자하게 가르침을 주신 민병도 선생님께 감사드리고 서로를 격려하며 부족함을 채워 가는 한결 시조 문우들과 이 기쁨을 나누고 싶다.
끝으로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들이 나보다 더 좋아했음을 밝혀두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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