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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피천, 가을                       - 김미정


돌아오는 길은 되레 멀고도 낯설었다
북위 삼십 칠도, 이정표 하나 없고
피멍든 망막 너머로 구절초 곱게 지는데.

귀익은 사투리에 팔다리가 풀리면
단풍보다 곱게 와서 산통은 기다리고
한 세상 헤매던 꿈이 붉게붉게 고였다.

숨겨 온 아픔들은 뜯겨나간 은빛 비늘,
먼 바다를 풀어서 목숨마저 풀어서
물살을 차고 오르는 연어들의 옥쇄(玉碎)행렬.

건 듯 부는 바람에도 산 하나가 사라지듯
끝없이 저를 비우는 강물과 가을사이
달빛에 길 하나 건져 온몸으로 감는다.

*왕피천 : 연어가 회귀하는 하천으로는 위도 상 최남단에 있는 하천(울진군 서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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