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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프한 주부 탤런트 장정희가 공개하는
별난 부부사랑법&부부싸움 해결법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괄괄하고 성질 급한 간호사 역으로 화제를 모은 주부 탤런트 장정희. 실제로도 극중 캐릭터와 똑 닮은 그녀가 남편이자 방송국 공채 동기인 탤런트 이배국씨와의 남다른 일상을 공개했다. 바쁜 그녀를 대신해 아들 호의 엄마 노릇까지 해주는, 아줌마 같은 남편 이씨와 터프한 아내 장정희의 ‘이심전심’ 부부사랑법을 소개한다.

주부스타 장정희(44)가 요즘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SBS 시트콤 <순풍산부인과>에서 ‘김 간호사’역으로 화제를 모은 이후 각종 주부프로의 출연섭외가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83년 KBS 공채 10기로 연기 생활을 시작한 지 16년 만에 스타덤에 오른 그녀는 요즘 KBS 대하사극 <태조 왕건>과 MBC <모닝스페셜>, SBS <터닝 포인트> 등의 프로그램에 출연하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다섯 살배기 아들까지 둔 주부지만 그녀가 밤샘이나 지방촬영도 마다하지 않고 달려가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은 동갑내기 남편 이배국씨의 든든한 외조 덕이다.

“남편은 저와 전혀 딴판이에요. <순풍산부인과>에서 제가 보여준 ‘김 간호사’가 바로 제 평소 모습인데, 남편은 저처럼 덤벙대지 않거든요. 꼼꼼하고 차분해서 꼭 선생님 같아요. 그러다 보니 제가 잘 챙기지 못하는 것들을 남편이 많이 해주고 있어요.”

장미꽃 사들고 와 “사랑해” 말하는 남편

이씨는 그녀처럼 현재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다. 얼마 전 <천둥소리>를 끝내고 EBS <우리 아이들은 이렇게 키웠다>에 출연중이다. KBS 10기 공채 동기인 두 사람은 데뷔 시절부터 허물없이 지내는 친구 사이였다고 한다. 결혼 전, ‘정희야’ ‘배국아’라고 부르던 사이. 그러나 마음속에 우정과 사랑이 공존하던 이들은 어느 순간 서로의 숙명적인 사랑을 깨닫게 되었다.

“<피아노>라는 영화를 함께 보러 간 적이 있어요. 그때만 해도 전 배국씨를 남자로 생각해본 적이 없었죠. 그런데 처음으로 이 남자에게 떨림을 맛보았어요. 영화가 종반으로 치달으면서 영화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데 그때 등뒤로 부드러운 손이 올라오는 거예요. 작은 떨림을 반복하면서 올라오는 손 때문에 신경이 쓰이더라고요. 원래 저는 안 떠는 스타일인데 잔뜩 긴장을 한 탓인지 몸이 경직되더니 어느 순간 저도 떨고 있더라고요. 그 다음부터 영화는 우리 둘 사이에 끼어들 틈이 없었죠.”

이들 부부는 아직도 이때의 떨림을 종종 느낀다고 한다. 백화점에서 쇼핑하다 손을 잡을 때가 있는데 그 순간의 어색함에 둘 다 움찔한다고.

장정희는 남편의 매력을 편안함에서 찾는다. 화장을 마칠 때까지 조급해하지 않고 곁에서 묵묵히 기다려주는 남편의 모습이 한없는 포근하게 느껴진다는 것. 여느 남자 같으면 버럭 화를 낼 일이지만 남편은 전혀 내색하지 않는다. 특히 그녀가 무심코 지나가기 일쑤인 기념일을 꼬박꼬박 챙겨주는 남편이 마냥 고맙다고.

“결혼기념일날 집에 들어오니까 남편이 식탁 양쪽에 촛불을 켜놓고 기다리는 거예요.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서는 봤지만 실제로 남편이 장미꽃을 사들고 와 ‘사랑해’ 하는데 정말 이상한 기분이 들더군요. 쑥스럽기도 하고요.”

요즘 SBS <터닝 포인트>에 패널로 출연하는 그녀는 이 프로그램을 하면서 남편의 사랑을 더욱 절절히 느끼고 있다. 그녀를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이배국씨 만한 남편이 없다는 것. 다만 남편이 욕심이 너무 없어 아쉽다고 한다. 어쩌다 그녀가 “남자가 왜 야망이 없냐”고 투정을 부리면 “인생은 다 공수래공수거인데 왜 욕심을 내느냐. 하는 일에 만족하면 되지”라고 말한다고.

“재벌을 바라는 건 아니지만 너무 꿈이 작은 것 같아 속상할 때도 있어요. 하지만 불만은 없어요. 저도 연기자니까 그 생활을 너무 잘 알고, 그래서 돈 많이 벌어오라는 말을 죽어도 못 해요. 남편이 ‘어떻게 두 사람 다 똑같이 벌겠느냐. 당신이 많이 벌면 됐지. 돈으로 못 채워주는 부분은 다른 걸로 채워줄게’라고 말하는데 뭐라고 하겠어요.”

부부싸움할 때마다 가출해 동네 두 바퀴 도는 남편

같은 연기자이다 보니 두 사람은 힘들거나 고민이 있을 때 의논상대가 되어준다. 대사를 외울 때도 마찬가지다. 서로 상대역을 해준다. <순풍산부인과>의 표인봉 역할도 남편이 많이 해주었다고 한다.

이처럼 서로의 영역을 인정해 주는 이들도 부부싸움은 피할 수 없다. 이씨는 신혼 초 먼저 기선을 제압하려고 했다. 그러나 이에 맞대응하는 그녀의 큰 목소리에 혼쭐이 난 뒤로는 슬그머니 꼬리를 내렸다고.

대부분의 부부가 싸움을 하면 아내가 삐치거나 말을 안 하는데 이들 부부는 예외다. 괄괄한 성격의 그녀는 삐치는 대신 큰 소리로 되받아치기 때문에 낭패를 보는 사람은 오히려 남편 이씨다.

그래서 남편이 선택한 게 가출. 그녀의 목소리가 커지면 남편은 집을 나가버린다. 갈 데가 없는 남편의 가출은 동네를 벗어나지 못한다. 기껏해야 동네 두 바퀴 도는 것이 전부. 그리고 그녀가 다소 안정을 되찾을 무렵 집으로 돌아온다.

“남편과 말다툼을 심하게 한 적이 있어요. 그런데 동네 사람들이 저 혼자 말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거예요. 이 사람은 별로 얘기를 하지 않으니까. 그래서 동네 아줌마를 만나면 대본 연습을 했다고 해요. 그것밖에 변명할 것이 없으니까요.”

언젠가 그녀는 부부싸움을 하다가 남편에게 “나가려면 나가. 사람은 하고 싶은 대로 해야 해. 여행 가려면 가고 마음대로 해” 하고 남편에게 소리를 질렀는데 평소와 달리 남편이 짐까지 쌌다고 한다. 남편의 의외의 행동에 놀랐지만 그녀는 내색하지 않았다. 그런데 짐을 챙겨든 남편은 문 앞에 서서 우두커니 그녀를 쳐다볼 뿐 나갈 생각을 않는 것이다. 그러더니 갑자기 다시 들어와 던진 말이 “안마 좀 해주고 나가면 안 되겠느냐”였다고.

그녀를 향한 남편만의 독특한 부부싸움 처세술이 또 하나 있다. 그건 바로 가출하기 전에 편지를 써놓고 나가는 것. 그녀가 목소리를 높이면 아예 말도 안 하고 나가 더 화가 나는데 막상 남편이 써놓고 간 편지를 보면 흥분이 한순간에 사라지고 만다고.

“솔직히 말해 합의점을 찾으려고 편지까지 동원하는 남편인데 어떻게 미워할 수 있겠어요?”

실수 연발하는 장정희의 조급증

그녀는 급한 성격 때문에 웃지 못할 에피소드도 많다. 한번은 그녀가 허둥지둥 집으로 들어가 전화를 하려는데 전화기가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전화기 어디 있냐’며 샤워중인 남편에게 물었고 남편은 샤워중이라고 대답했다. 하지만 마음먹은 일을 그 자리에서 해결해야 직성이 풀리는 그녀는 계속해서 전화기의 행방을 물었고, 남편은 “소파 옆에 있다”고 알려줬다.

남편의 말을 듣고 소파 주위를 돌아보자 전화기가 눈에 들어왔다. 그런데 전화기를 들고 연신 번호를 눌렀지만 통화가 되지 않았다. 그녀는 곧장 “전화가 왜 안돼. 고장난 것 아냐” 하면서 욕실문을 찼고 결국 남편은 샤워하다 말고 밖으로 나와야 했다. 그런데 정작 장정희의 손에 들려 있던 것은 전화기가 아닌 리모컨이었다.

장씨의 급한 성격은 부부 사이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한번은 청계산 등반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다가, 서초구청 인근의 한 교차로에서 일이 터졌다.

마침 그녀가 운전을 했는데 초록불에서 빨간불로 바뀌려는 찰나 그냥 달렸고 교통경찰에게 잡혔다. 교통경찰이 운전면허증을 제시하라고 하자 그녀는 지갑에서 면허증을 꺼내 당당하게 내밀었다. 그런데 면허증을 받은 교통경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짓는 것이 아닌가.그것은 면허증이 아니라 국제전화카드였던 것이다.

또 그녀의 사랑스러운 아이가 백일 가까이 되었을 때였다. 주로 남편이 아이를 데리고 자는데, 하루는 남편이 아이가 열이 난다며 잔뜩 겁을 냈다. 남편은 우선 아이의 옷을 벗기고 찬물로 정성스럽게 닦아주었다. 그런데 한번 오른 열은 쉽게 내리지 않았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었는지 남편은 그녀에게 해열제를 달라고 했고, 그녀는 급한 마음에 서랍에 담겨 있던 약 중 하나를 가져왔다. 남편에게 약을 건네자 남편은 할 말을 잊은 채 묵묵히 약만 쳐다보는 것이 아닌가. 자세히 보니 해열제가 아니라 영양제를 가져온 것이었다.

기저귀 갈기, 밥 먹이기가 특기인 남편

육아는 당연히 남편이 담당한다. 아이 역시 엄마보다 아빠를 더 잘 따른다.

“마흔에 아이를 낳았기 때문인지 더 소중하게 느껴져요. 남편의 사랑은 도가 지나칠 때도 있죠. 남편이 아이를 너무 예뻐하니까 아이는 당연히 아빠를 더 따르고 그런 모습을 볼 때면 솔직히 서운해요.”

트림 시키기에서부터 기저귀 갈기, 밥 먹이기까지 육아문제만큼은 남편이 그녀보다 더 많은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 남편은 아이를 안으면 자연스럽게 트림을 시키지만 그녀는 잘 못했다. 한번은 트림 시켜야 하는 것을 잊고 아이와 함께 잠든 적이 있는데, 아이는 우유를 토해냈고 놀란 그녀는 그때부터 아이 트림 시키는 일만은 남편에게 전적으로 맡겼다고 한다.

남편은 기저귀 냄새로 아이의 건강을 파악하는 경지에 도달한 상태다. 그녀가 “왜 더럽게 냄새를 맡느냐”고 다그쳤더니 남편은 말없이 육아책을 가져다 주었다.

남편의 아이 사랑은 밥을 먹일 때도 나타난다. 아이가 밥을 잘 안 먹으려고 하면 남편은 다리를 떨어댔는데 알고보니 아빠의 이상한(?) 춤을 보면서 아이가 깔깔대며 밥을 다 먹더라는 것. 춤은 아이가 밥을 다 먹을 때까지 계속된다고.

“배국씨는 제게 친구 같은 남편이고 우리 아들 호에게는 더없이 좋은 아빠예요. 그래서 제가 가끔 외로운 엄마가 되기도 하는데 전 그래도 그런 남편이 항상 고마울 따름이에요.”

 
 


글·김지영<연예전문라이터>

사진·정경택 기자

기사 입력시간 : 200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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