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식PD(MBC '뉴 논스톱' )가 본 장나라

두뇌 회전·연기 센스 탁월 … 어리버리 캐릭터로 인기 시동

작년 ‘고백’ ‘눈물에 얼굴을 묻는다’ 등 발라드곡을 선보인 장나라는 시트콤 ‘뉴 논스톱’에 중간 투입되면서부터 ‘불난 데 기름 부은 격’으로 가파른 인기 상승세를 탔다. 양동근의 파트너 역이었던 이재은이 빠지게 되어 누구를 캐스팅하느냐 하는 문제로 고심하던 시트콤 제작진은 우연히 저녁 먹으러 갔다가 음악 프로그램 VJ로 TV에 출연한 장나라를 보게 됐다. 귀엽고 깜찍한 이미지가 눈에 띄어 그날 저녁 오디션을 보러 오라고 했다. 대본을 읽혀보니 연기에 대한 기본기가 제법 탄탄했다.

처음 투입했을 땐 반응이 별로였다. 시청자들은 전통적으로 여자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다. 그래서 빈틈이 많고 어리버리해 보이는 캐릭터로 설정해 호감을 끌도록 했는데, 시켜보니 상당히 머리가 좋고 연기 센스도 뛰어났다. 극 속에서 장나라는 ‘별로 대단해 보이지’ 않는 남자 양동근을 짝사랑하는 역할이다. 그런 모습이 평범한 남자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지 않았나 생각된다.

‘명랑 씩씩’ ‘엽기 발랄’ ‘솔직 담백’으로 요약되는 장나라의 매력은 동경의 대상이라기보다 ‘친구’ ‘누이동생’ 같은 느낌으로 다가온다. 결코 만만하지 않은 ‘이 바닥’에서 신데렐라가 된 건 결코 운이 좋아서만은 아니다. 여리고 귀여운 모습 뒤에 숨은 욕심과 ‘강단’이 지금의 그녀를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흥우 PD(MBC ‘섹션 TV연예통신’)가 본 박경림

‘넉살과 근면’ 타의 추종 불허 … 영역 확장에 놀랄 따름

중3 때 서울시 말하기대회에 출전해 ‘당연히’ 1등 한 박경림의 연예계 데뷔는 ‘말’로 한몫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에서였다. ‘말 잘하는 여고생’으로 시작해 순발력 갖춘 리포터에서 재치 있고 똑똑한 패널로, 다시 각종 버라이어티쇼의 메인 MC로, 시트콤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온 박경림의 자산은 ‘넉살 좋은 편안함’과 ‘잠도 안 잘 것 같은 근면함’이다.

서민적인 친근함, 머리 빈 공주처럼 예쁜 척하지 않는 똑똑함,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프로페셔널, 밝고 예의 바른 인사성, 화장기 없는 얼굴의 편안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엉뚱한 유머 감각과 재미있고 만화 같은 캐릭터가 그녀의 성공 비결이다.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TV 화면에 얼굴을 비추는 박경림은 시청자들에게 너무나 편안한 존재가 되었다. 작년에 영화 ‘조폭 마누라’의 대박 이후 대중문화 전반에서 ‘재미있고’ ‘가볍고’ ‘코믹한’ 것들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너무 진지해 부담스러운 대중문화와 스타들은 열외가 되었고, 박경림처럼 끊임없이 가벼운 웃음을 선사하는 스타가 주목받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시대는 ‘멀티태스크’, 즉 여러 분야에서의 다재다능을 요구하고 있다. 노래, 말솜씨, 연기력, 개인기 그리고 운동선수 못지않은 체력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연예계에서 박경림의 존재는 더욱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