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25호/2002.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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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운용 회장 하루 만에 마음 바뀐 까닭은

‘사퇴 불가’ 입장서 급선회 … 국내외 악재에 여권 압력 ‘타의로 백기 든 듯’

지난 2월28일 저녁 서울 프라자호텔 그랜드볼룸. 이날 열린 대한체육회 정기 대의원총회에서 김운용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 겸 민주당 의원이 대한체육회장과 KOC(대한올림픽위원회) 위원장 사퇴 의사를 표명했다. 이날 발표는 측근들도 놀랄 만큼 전격적인 것이었다. 전날 강원도 용평의 기자간담회에서는 사퇴설을 강하게 부인한 바 있었기 때문.

같은 시각 민주당 홈페이지. 김운용 위원을 사퇴시키고 민주당에서 탈당시키라는 글들이 자유게시판을 달구고 있었다. “당에서 가만히 있으면 지방선거와 대선에서 300만 표는 날아갈 것” “권노갑과 김운용의 관계를 속시원히 밝혀라(김위원은 권노갑 전 의원의 후원회장을 맡기도 했음)” “김운용이 (민주당에) 있기 때문에 (반대표를 찍기 위해) 꼭 투표에 참여할 것” 등의 의견이 속속 올라왔다.

사퇴 직전 주로 정치인들 만나

1971년 대한태권도협회 회장에 취임해 국제 스포츠 외교무대에 등장한 이래 30여년간 스포츠계를 누벼온 그의 위상에 금이 가는 순간이었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에 관한 ‘솔트레이크시티 스캔들’, 피아니스트인 딸의 연주활동을 위한 로비설 등에 시달리던 그는 지난해 4월 이후 터져나온 태권도협회의 잡음으로 다시 위기를 맞았다. 게다가 올해 초 검찰이 태권도협회의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아들 정훈씨까지 수사선상에 올랐고, 이번 동계올림픽 성명서 파동(상자기사 참조)은 치명상이 되어 끝내 한국 체육계의 대표자리를 내놓게 된 것.

2월26일 아침 미국에서 귀국한 김위원은 이날 하루를 국회에서 보낸 뒤 다음날 새벽 6시 인천공항에서 열린 동계올림픽 대표선수단 해단식에 참석하고 용평으로 이동했다. 동계체전 개회식과 기자간담회를 마친 김위원은 서울 자택으로 돌아왔다가 2월28일 아침 민주당 의원총회와 국회 본회의에 참석한 후 오후에 프라자호텔로 향했다. 용평에서 사퇴를 부인한 뒤 총회에서 사퇴 의사를 밝히기까지 24시간이 채 안 되는 시간. 그동안 그가 만난 이들은 주로 민주당 동료의원 등 정치인들이었다. 김위원의 마음이 바뀐 까닭은 무엇이었을까.

민주당의 한 고위관계자는 당내 분위기를 이렇게 설명한다. “연일 터지는 게이트에 이어 대통령 처남의 벤처 지원설까지 당을 아수라장으로 만들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김위원 얘기로 여론이 악화되니 우리로서는 입장이 곤란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이 관계자는 김위원의 전국구 의원 진출과 관련해 “2000년 당시 IOC 회장 출마를 계획하고 있던 김위원의 정치적 입지를 돕기 위해 당에서 배려해 준 측면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당내에서 ‘결자해지 차원에서 당사자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요지의 발언이 오간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한 정치권 실세와 김위원과의 오랜 악연이 이번 사퇴의 또 다른 배경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감정적 앙금이 쌓일 대로 쌓여 불편한 관계였다는 두 사람은 지난 2000년 시드니올림픽을 둘러싸고 결정적 파국을 맞은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가 된 것은 올림픽 개회식 남북 동시입장, 향후 체육교류 방안 등 대북협력 문제. IOC를 맡았던 김위원과 대북교섭을 맡았던 이 인사가 그 공과를 둘러싸고 마찰을 빚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동계올림픽 기간 동안 김위원이 보여준 행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당초 부시 미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귀국하려던 일정을 변경한 것은 태권도협회 수사와 관련해 언론의 조명을 받는 것을 피하기 위한 것 아니었겠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2월 중순 솔트레이크를 방문한 남궁진 문화관광부 장관과 면담 일정을 갖지 않은 사실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 이에 대해 김의원측은 “20일 일정은 현지 사정상 변경된 것이며 장관 방미 때는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의원포럼(김위원이 회장으로 재직중)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다”고 설명했으나 어떤 ‘현지 사정’이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국제 스포츠계 입지는 변화 없을 듯

사퇴 의사를 밝힌 뒤 김의원은 바로 집으로 돌아와 외부와의 연락을 끊고 자택에 머물렀다. 다음날 기자가 찾아간 서울 여의도 김위원의 아파트는 굳게 잠겨 있었다. 전날 대의원총회 현장에서 “기자들이 나가라고 해서 나간다”고 일갈했던 그는 끝내 인터뷰를 거부했다. 대신 김위원은 측근을 통해 “체육회장과 KOC 위원장은 사퇴했지만 IOC 위원과 GAISF(국제경기단체총연맹) 회장직은 계속 유지하며 스포츠 발전에 이바지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사퇴로 국제 스포츠계에서의 그의 입지나 신분에 변동이 생기지는 않으리라는 것이 체육계 인사들의 관측. 체육회의 한 관계자는 “김위원 본인도 이미 오래 전부터 대한체육회 사무실에는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만 방문할 정도로 마음이 떠나 있었으므로 이번 사퇴로 큰 심리적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검찰의 태권도협회 수사가 미치는 파장, 국회의원 신분 변화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로 남아 있다.

< 김시관 기자 > sk21@donga.com

< 황일도 기자 > shamora@donga.com


솔트레이크 성명서 파동 왜 생겼나

오해 여지 있던 데다 언론 과장보도 겹쳐

김운용 위원의 체육회장 사퇴의 계기가 된 솔트레이크 성명서 파동에 대해 당사자들의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당시의 언론보도는 김위원이 2월22일 KOC 명의의 성명서를 통해 “쇼트트랙 심판진의 편파 판정에 대한 한국선수단의 항의 결정을 번복하고 솔트레이크 올림픽을 미화하고 나섰다”는 내용. 그러나 김위원측은 이러한 보도가 왜곡된 것이라 주장한다.

성명서 원문은 “KOC와 한국빙상연맹은 의심스러운 심판 판정에 대해 항의했으며 이를 관철하기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것이 주요 내용. 시비가 일어난 것은 성명서 마지막 문단에 실린 “이번 동계올림픽은 세계 각국 선수들을 모으는 올림픽 운동의 오랜 전통을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 선수들은 폐회식에서 지금까지 성공적으로 진행된 대회가 끝나는 것을 축하하게 되기를 희망한다(These Olympic Winter Games have continued the Olympic Movement’s long tradition of bringing athletes from around the world together. The Korean atheletes look forward to celebrating the conclusion of these so-far successful Games with their peers at the Closing Ceremony)”고 밝힌 부분.

이에 대해 김위원측은 “이는 외교적 수사인 동시에 우리의 항의가 납득할 수 있을 만큼 수용되어 폐회식에 불참하는 불상사는 없게 되기를 바란다는 간접적인 의사전달”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관련해 문화관광부와 사전 협의도 거쳤다는 것. 폐회식 불참 여부는 현지 선수단이나 김운용 회장이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는 해명이다.

이에 대해 솔트레이크 현장에서 취재했던 한 기자는 “김위원의 성명서 내용 일부가 당시 선수단이나 국내 여론에 충분히 부합하지 못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제하고 “그러나 국내 보도에 일부 과장이 있었던 것 또한 부인하기는 어렵다”는 견해를 전했다. 김위원과 IOC 집행부와의 관계를 고려할 때 그 정도 수준의 외교적 수사까지 생략할 수는 없었으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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