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인기, 낯선 이름 ‘신주인수권’

요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있지만 일반에게는 낯선 상품이 있다. 조흥은행 신주인수권이 그것이다. 신주인수권부사채(BW·Bond with Warrants)는 신주를 행사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신주인수권과 채권이 합쳐진 일종의 채권이다. 여기서 채권이 분리돼 신주인수권만 거래되기도 하는데, 조흥은행 신주인수권부사채도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 신주인수권 1장은 추가로 5790원(행사 가격)을 내고 주식 1주를 살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 현재 주가가 행사 가격보다 낮아 현재의 주식가치는 제로이나 옵션가치를 감안해 가격이 형성되고 있다.

◎ 조흥은행 신주인수권 vs 조흥은행

종목	조흥은행 신주인수권
발행일	2000. 2. 23
행사 만기일	2002. 10. 22
행사 가격	5790원
총 발행주식 수	9498만8459주

조흥은행 신주인수권 가격이 지난해 11월2일 종가 60원에서 1월17일 현재 595원으로 무려 892% 상승했다. 반면 조흥은행 주식은 지난해 11월2일 종가 2050원에서 1월17일 현재 5130원으로 150% 상승에 그쳤다. 즉 신주인수권의 레버리지(가격변동률)가 원 주식의 6배로 매우 투기적인 상품이다.

이론적으로 신주인수권의 가격 변동은 0<가격<무한대다. 즉 1신주인수권당 595원에 샀을 경우 최대 손실폭은 595원이다. 그러나 만일 조흥은행 주가가 1만원으로 상승할 경우 1신주인수권의 가격은 최대 4210원(=1만-5790)까지 상승할 수 있어 6배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도 있다.

◎ 조흥은행 주가 1만원 가능한가

대신경제연구소 은행 담당 한정태 애널리스트의 조흥은행 분석자료를 토대로 주가 예측을 해보자. 먼저 2001년 조흥은행 성적표를 보면 우량은행으로 분류되고도 남을 만하다. 구체적인 수치를 제시하면 당기순익 5200억원, BIS(국제 결제은행) 비율 10.3%, ROA(총자산 이익률) 1.0%, NPL(무수익 여신) 비율 3.2%, 1인당 영업이익 2억5000만원 등이다. 그리고 내년 상반기 카드사업 분사를 통한 외자유치 성공 여부가 이 은행 주가에 결정적인 변수다. 외자유치에 성공하면 현대와 쌍용에 대한 부담을 대폭 줄일 수 있고 이 은행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이루어질 것이다. 디지털 경쟁력과 CEO 및 인적자원의 우수성이 생존경쟁력을 높여줄 수 있기 때문이다.


◎ 주식매수 청구물량 출회는 부담

위에서 보듯 조흥은행 주가는 위성복 조흥은행장의 호언처럼 1만원대를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1월10일에는 장중 한때 6450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현대그룹과 하이닉스, 쌍용 등의 구조조정이 잘 마무리되면 더욱 탄력 받을 가능성도 있다. 반면, 주식의 80%를 보유한 정부 지분(취득원가 5000원 )과 강원은행과 합병시 떠안은 주식매수 청구물량(취득원가 8900원, 1730만주, 매각시한 올 9월) 출회가 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는 단점이 있다.

또한 조흥은행 주가가 4000원대 초반이었을 때까지는 조흥은행 신주인수권의 가격변동률이 훨씬 높았으나 그 이상 가격대에서는 조흥은행 주가가 더 탄력적으로 바뀌었다. 최근 움직임을 보면 조흥은행보다 덜 오르고 더 많이 빠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조흥은행 주가가 6000원대 후반으로 올라서면 조흥은행 신주인수권의 가격변동률이 더 높아질 가능성이 많다. 왜냐하면 투자금액 대비 수익률이 더 뛰어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조흥은행 신주인수권은 증권사 위탁계좌에서 10주 단위로 살 수 있으나 현금 매입만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