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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운 얼굴
선글라스 낀 내 모습 멋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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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3학년 겨울방학 때 서울 이문동의 큰이모댁을 방문해 찍은 사진이다. 외삼촌의 선글라스를 쓰고 폼을 잡은 내 모습이 상당히 쑥스럽게 느껴진다. 당시만 해도 멋쟁이 처녀 총각이던 사진 속의 작은 이모와 외삼촌은 이미 중년에 접어든 지 오래다.당시 나는 강원도 인제에 살고 있어 서울이 낯설고 신기해 매일같이 이모와 외삼촌을 졸라 서울 구경을 다녔다. 한달 가까이 이모집에 머물면서 두 분을 꽤나 괴롭혔던 기억이 난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니 시골에서 올라온 조카를 귀찮게 여기지 않고 즐겁게 해주려던 두 분의 모습이 정겹게 떠오른다. 집으로 돌아올 때는 장난감과 용돈 등 상당한 전리품(?)도 챙겨와 동생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지금은 서울 하늘 아래 같이 살면서도 만나기가 쉽지 않다. 조만간 시간을 내 두 분을 찾아뵙고 그때의 일을 화제삼아 이야기꽃을 피워보고 싶다. 두 분이 이 사진을 본다면 아마도 그때의 ‘악몽’을 즐거운 마음으로 다시 떠올리지 않을까. 이정모/ 35·서울시 노원구 상계7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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