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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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요동치는 동시대 인물도감

  • 입력2004-12-30 14: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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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살아 요동치는 동시대 인물도감
    싸이월드(이하 싸이) 미니홈피는 누구나 손쉽게 자신만의 홈페이지를 가질 수 있게 만든 2004년 최대 히트 상품입니다. 그런데 싸이에는 여타의 개인 홈페이지와 다른, 심지어 최근의 블로그 열풍과도 구별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것은 시시콜콜한 일상의 기록이 범람하도록 유도하는 교묘한 얼개입니다. 무료에다 무제한적으로 사진을 올릴 수 있게 배려함으로써 디지털카메라 붐과 맞물려 뛰어난 ‘사이버 일기장’으로 변모시켰습니다.

    또한 일촌맺기 파도타기와 같은 아이디어로 그러한 개인의 사진과 일기장을 거부감 없이 공개하도록 이끌었습니다. 우리는 싸이를 통해 프라이버시 침해에 대한 내성을 자연스럽게 기른 셈이지요. 자신의 일상, 그중에서도 특히 아름답고 예쁜 모습들을 골라 올리면서 대중에게 자랑하는 재미를 배우고, 이러한 일종의 사생활 노출을 즐기기 시작한 것입니다.

    싸이 1000만명 시대. 네티즌 가운데 미니홈피 하나 갖고 있지 않은 사람은 드문 현실이 됐습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직접 만나는 것보다 남의 싸이에 댓글을 남기는 편이 인간적인 정을 쌓는 데 더 낫다는 평가까지 있답니다.

    싸이는 목표 인물(?)의 이름과 태어난 연도만 입력하면 검색이 가능합니다. 가끔 동명이인이 많아 수고스러울 때도 있지만, 오늘 미팅에서 만날 ‘그분’의 정체를 알고 싶은 마음에, 지나간 옛사랑의 오늘을 엿보고 싶은 마음에, 수십명의 동명이인까지 즐거이 열람하게 하는 용기를 불어넣고 있습니다. 싸이란 현재 진행형인 개인의 홍보물이자 카탈로그인 셈이기에, 우리들은 밤새워서라도 남의 미니홈피를 즐기고 있는 것입니다. 자! 이제 당신도 싸이의 세계에 한번 빠져보시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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