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볼턴 “트럼프 사익 노려 친터키 정책...재선땐 나토 탈퇴할수도”

볼턴 “트럼프 사익 노려 친터키 정책...재선땐 나토 탈퇴할수도”

Posted November. 14, 2019 07:33   

Updated November. 14, 2019 07:33

中文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 워싱턴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지난달 미국의 전격적인 시리아 주둔 미군 철군 및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 이후 두 정상이 처음 만나는 데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하원의 탄핵 조사 공개 청문회까지 시작돼 다른 정상회담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낮 12시부터 에르도안 대통령과 기자회견 및 정상회담 일정을 소화했다. 두 정상은 6월 말 일본 오사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만난 후 5개월 만에 다시 만났다. 로이터는 터키의 쿠르드 공습 및 러시아제 미사일 도입으로 양국 관계가 예전 같지 않은 상태에서 두 정상이 다시 결속력을 다지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내다봤다. 터키의 미 F35 스텔스 전투기 도입, 쿠르드족 공습 중단 등이 핵심 의제였다.

 NBC방송은 9월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경질된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사진)이 6일 한 비공개 모임에서 “보좌관 재직 중 대통령의 대(對)터키 정책에 가장 좌절감을 느꼈다. 그의 외교적 결정이 개인적 이해에 따른 것일 수 있다”고 비판했다고 12일 전했다. 미국의 격렬한 반대에도 터키가 러시아판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불리는 S400 미사일을 도입한 것을 두고 미 의회가 터키 제재를 추진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이에 반발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NBC는 “트럼프 일가가 터키 이스탄불에 사업체를 가지고 있다. 이 기업의 행사에 트럼프 대통령의 장녀 이방카 백악관 선임고문과 에르도안 대통령이 참석했을 정도로 두 정상과 그 가족의 교분이 돈독하다”고 지적했다. 이런 관계가 터키의 쿠르드족 공격에 대한 백악관의 소극적 대응, 러시아 무기를 구입한 터키에 대한 경제 제재 연기 등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얘기다.

 뉴욕타임스(NYT)도 이방카의 남편 재러드 쿠슈너 백악관 선임고문, 에르도안 대통령의 사위 베라트 알바이라크 터키 재무장관, 트럼프 대통령의 터키 현지 사업 파트너인 언론재벌 아이든 도안의 사위 메흐메트 알리 얄츤다으 등 ‘3명의 권력자 사위’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면서 미국과 터키의 비공식적 외교 통로를 형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 4월 알바이라크 장관이 워싱턴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을 때 쿠슈너 고문은 그를 자신의 백악관 집무실로 불렀다. NYT는 당시 알바이라크 장관이 러시아제 무기 도입에 대한 미국 제재를 연기하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도 이들과 돈독한 사이다. 2012년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트럼프 타워의 이스탄불 개관식에 참석해 얄츤다으를 만났다. 당시 그는 얄츤다으를 “이방카의 대단한 친구”라고 소개했다. 이 자리에는 당시 총리로 재임 중이던 에르도안 대통령도 참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에르도안은 좋은 사람이며 미국과 세계에서 높이 존경받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볼턴 전 보좌관은 “내년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 미국이 완전한 고립주의를 택할 것”이라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같은 핵심 동맹에서 탈퇴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