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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홍콩 一國兩制…中자제로 유혈사태 막아야

위기의 홍콩 一國兩制…中자제로 유혈사태 막아야

Posted August. 19, 2019 10:14   

Updated August. 19, 2019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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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요일인 어제도 홍콩에서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시민단체 민간인권전선 등 주도로 빅토리아공원에서 열린 집회는 수십만 명이 참가했으나 공원에 15분간 머물고 순차적으로 빠져나가는 ‘물 흐르는 방식’ 시위를 통해 경찰과 충돌을 막으려고 노력했다. 송환법 파동 이후 10주 이상 진행된 홍콩의 혼란과 불안은 한 고비를 넘겼으나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지속되고 있다.

 홍콩 사태는 시간이 지나면서 시위는 격화되고 당국의 대응도 강경해져 유혈 충돌 우려가 여전하다. 중국군은 시위대가 12일 홍콩국제공항을 점거하고 공항에서 중국인 2명을 폭행하자 이를 ‘테러’로 규정하고 “홍콩에서 차로 불과 10분 거리에 있다”며 군 투입을 강력히 시사한 바 있다. 어제 거센 비가 내리는 가운데 주최측은 시위가 평화롭게 진행되기를 기대한다며 시위대원들에게 자제를 호소하고 평화 이성 비폭력의 ‘화이비(和理非) 집회’를 강조했다.

 홍콩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통해 아시아의 가치를 상징적으로 대변하는 곳이다. 이번 시위는 3월 송환법이 입법 예고되면서 촉발됐지만 올해 반환 22년을 맞아 일국양제(一國兩制)가 심각하게 훼손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홍콩에서 유혈 사태가 나면 중국은 30년 전 톈안먼 사태의 폭압정치를 다시 부각시킴으로써 반(反)인권 체제에 머물러 있다는 비난을 피할 수없을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현명한 판단을 해야 한다.

 국제 항공과 물류 허브인 홍콩에서 ‘제2의 톈안먼 사태’가 발생하면 국제사회에도 정치·경제적 파장이 불가피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협상과 홍콩 문제를 연결시키면서 “폭력적인 진압을 보고 싶지 않다”고 압박하고 가운데 만에 하나 홍콩에서 불미스러운 사태가 벌어진다면 미국으로부터 강력한 압박을 받을 것임을 중국 당국은 명심해야 한다.

 홍콩 내부에서 불필요한 과격한 시위를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평가할만하다. 과격 시위는 강경 진압의 빌미를 주고 홍콩인들의 내거는 대의(大義)도 퇴색시킬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