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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美가 이란 드론 격추 ‘일촉즉발’

이번엔 美가 이란 드론 격추 ‘일촉즉발’

Posted July. 20, 2019 07:31   

Updated July. 20, 2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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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18일(현지 시간) 오전 10시경 중동 호르무즈해협에서 이란 무인기(드론)를 격추했다. 지난달 20일 이란이 미 드론을 격추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기 위한 다국적 호위연합체 구성에도 나서는 등 중동이 일촉즉발 긴장상태에 접어들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방금 ‘빅 이벤트’가 일어났다”며 직접 드론 격추 사실을 알렸다. 그는 “이란 드론 한 대가 미 해군 강습상륙함 ‘복서’의 약 914m까지 접근했다. 이 드론은 물러나라는 수차례 신호를 무시했고 복서 및 선원들의 안전을 위협했다. 즉시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조너선 호프먼 미 국방부 대변인도 “함정과 선원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방어 조치였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추 발표 직전 백악관 집무실에서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시절인 2015년 체결된 이란과의 핵 합의는 매우 단기적이다. 100년 효력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단기 합의를 하면) 이란은 향후 몇 년 안에 핵무기 보유의 길을 갈 것이며 이를 용납할 수 없다. 당시 합의는 재앙이었다”고 비난했다. 그는 “이란은 후퇴하고 있다. 미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후퇴하는 게 아니라 돈이 없어 물러나고 있다. 이란의 인플레는 75%이고 원유도 거의 팔지 못하고 있다”며 경제제재 강화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호르무즈해협을 항해하는 선박들의 안전 확보를 위한 ‘다국적 호위연합체’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다른 나라들도 자국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을 지나갈 때 이를 보호해야 한다. 앞으로 미국과 함께 일할 것을 요청한다”고 촉구했다. 미 국무부와 국방부는 19일 워싱턴 주재 외교단을 상대로 이에 관한 설명회를 개최한다. 이미 몇몇 국가로부터 동참 의사도 전달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세계 일평균 원유 해상물동량(약 5300만 배럴)의 약 32%가 통과하는 핵심 원유 수송로다.

 이란은 즉각 거세게 반발했다. 호세인 살라미 혁명수비대 총사령관은 해협 인근 해군기지를 방문해 “적이 오판한다면 방어 전략을 공격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했다. 알리 파다비 부사령관은 “미국 배는 페르시아만(걸프 해역)으로 들어올 때마다 지옥에 온 것처럼 느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이날 이란은 14일 조난 신호를 받고 구조한 파나마 선적 유조선 리아호 및 선원 12명을 석유 밀수 혐의로 억류했다고도 밝혔다. 미 국무부는 “해당 배와 선원을 즉각 석방하라”고 맞받아쳤다.

 다만 물밑에서는 사태 해결을 위한 움직임도 감지된다. 가디언 등에 따르면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뉴욕 주유엔 이란대표부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많은 것을 원하면 이란도 ‘추가 프로토콜’을 승인할 수 있다. 그가 제재를 해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가 프로토콜은 국제원자력기구(IAEA)에 더 큰 이란 핵사찰 권한을 주는 것을 말한다. 일각에선 이란이 제재 해제를 위해 ‘영구 핵사찰 허용’ 카드를 제시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이세형 turt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