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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이란, 유조선 공격에 책임”... 혁명수비대 기뢰제거 동영상 공개

美“이란, 유조선 공격에 책임”... 혁명수비대 기뢰제거 동영상 공개

Posted June. 15, 2019 07:39   

Updated June. 15, 2019 0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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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오만해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에 대한 공격의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3일(현지 시간) 국무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만 해상에서 발생한 유조선 2척의 피격 사건과 관련해 “이란이 공격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평가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첩보, 사용 무기, 작전 수행을 위한 전문지식 수준, 선박에 대한 이란의 유사한 최근 공격, 이처럼 고도의 작전을 펼칠 숙련도와 자원을 가진 조직이 역내에 없다는 사실 등을 근거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사고 발생 8시간 후 이란 혁명수비대(IRGC) 경비함이 피격을 당한 일본 선사의 고쿠카 커레이저스호(파나마 선적) 옆에서 미폭발 폭탄을 제거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미군은 IRGC가 공격 이후 증거를 인멸하려는 움직임이라고 판단했다. CNN은 미군이 이지스 구축함 베인브리지(DDG-96)와 드론, 해상초계기 P-8 등을 투입해 이란 보트를 4시간 동안 촬영했다고 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고쿠카 커레이저스호가 피격을 당한 뒤 선체에 구멍이 난 모습과 미폭발 폭탄으로 추정되는 물체가 부착된 모습도 사진으로 공개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미폭발 폭탄은 선착 기뢰로 불리는 ‘림핏 마인(limpet mine)’으로 추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국방부 관리를 인용해 “이날 P-8 해상초계기가 선체에 붙어 있던 폭발되지 않은 기뢰를 포착했다”며 “림핏 마인은 지난달 이 지역에서 네 척의 배의 공격에 사용된 폭발물 종류와 유사하다”고 전했다. 미국은 지난달 호르무즈해협 인근 아랍에미리트 푸자이라 해역에서 발생한 선박 4척에 대한 공격 배후로 이란을 지목했다.

 미국은 세계 주요 원유 수송로인 중동 호르무즈해협 인근에서 발생하는 잇따른 사고는 세계 원유 가격을 올리기 위한 이란의 고도의 작전으로 보고 있다. 13일 사고로 원유 가격이 4% 올랐다. 미국은 이날 오만 사고 해역에 해군 구축함 메이슨(DDG-87)함을 추가 파견하면서 군사적 긴장도 높아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이란과) 협상을 생각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느낀다”며 “그들은 준비되지 않았고, 우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이에 맞서 이란은 배후로 미국을 지목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교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사실이나 정황 증거도 제시하지 않고 이란에 책임을 돌리기 위해 뛰어들었다”며 “이번 공격은 ‘B팀’에 의해 채택된 미국 사보타주(파괴) 외교의 일환”이라고 주장했다. 자리프가 거론한 B팀은 대이란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가리킨다.

 호세인 아미르압돌라히안 이란 의회 특별고문은 “걸프해역과 오만해를 통한 원유 수출을 불안하게 하는 주범은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모사드(정보기관)”라고 비난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민간 유조선에 대한 공격을 강력하게 규탄한다”고 밝혔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비공개 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 회의에선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보는 미국의 정세 분석과 관련해 조너선 코언 유엔 주재 미국대사 대행의 브리핑도 있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박용 parky@donga.com ·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