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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부격차 다룬 봉준호 감독 ‘기생충’ 한국영화 첫 칸 황금종려상

빈부격차 다룬 봉준호 감독 ‘기생충’ 한국영화 첫 칸 황금종려상

Posted May. 27, 2019 08:09   

Updated May. 27, 2019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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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영화가 100년 역사상 처음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에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봉준호 감독(50·사진)의 영화 ‘기생충’이 25일(현지 시간)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으로 처음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된 지 19년 만, 2002년 임 감독이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수상하며 경쟁 부문에서 한국 영화가 첫 수상의 쾌거를 이룬 지 17년 만이다. 심사위원장인 알레한드로 곤살레스 이냐리투 감독은 수상 직후 기자회견에서 “‘기생충’은 무척 독특한 경험이었다. 황금종려상 수상은 심사위원 만장일치 결정이었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해가 한국 영화 탄생 100주년이다. 칸 영화제가 한국 영화에 선물을 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감격스러워했다.

 그는 시상식에도 “‘기생충’이라는 영화는 놀라운 모험이었다. 그 작업을 가능하게 해준 것은 저와 함께해준 아티스트들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배우들에게 공을 돌렸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 함께해준 가장 위대한 배우이자 저의 동반자 송강호의 소감을 듣고 싶다”며 자리를 내줬다. 봉 감독과 17년간 영화 4편을 함께해온 그의 ‘페르소나’ 주연배우 송강호(52)는 “인내심과 슬기로움, 열정을 가르쳐주신 존경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배우께 이 영광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봉 감독은 2006년 ‘괴물’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에 처음 초청됐다. 이어 ‘도쿄!’(2008년)와 ‘마더’(2009년)가 각각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2017년에는 넷플릭스 영화 ‘옥자’로 경쟁 부문에 데뷔했고 7번째 장편영화 ‘기생충’으로 두 번째 경쟁 부문에 진출해 칸에 입성한 지 다섯 번 만에 황금종려상의 영예를 안았다. ‘기생충’은 가족 구성원 전원 백수인 기택네 장남 기우가 박사장네 고액과외 선생이 되며 일어나는 예기치 못한 사건을 다룬 영화로 가난한 가족과 부자 가족을 통해 전 세계가 공통으로 직면한 문제인 빈부격차를 다뤘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새벽 우리에게 전해진 종려나무 잎사귀는 그동안 우리 영화를 키워온 모든 영화인과 수준 높은 관객으로 영화를 사랑해온 우리 국민에게 의미 있는 선물이 되었다”며 봉 감독의 수상을 축하했다.


이서현 baltika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