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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서 부를 ‘레이디’…美 컨트리팝 큰별 지다

천상서 부를 ‘레이디’…美 컨트리팝 큰별 지다

Posted March. 23, 2020 07:37   

Updated March. 23, 2020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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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실(Lucile)’, ‘더 갬블러(The Gambler)’, ‘레이디(Lady)’ 등의 히트곡으로 1970, 80년대를 풍미한 미국 컨트리팝의 ‘대부’ 케니 로저스가 20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1세.

 로저스는 1938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났다. 고등학교 때부터 가수를 꿈꿨던 로저스는 ‘더 뉴 크리스티 민스트럴스(The New Christy Minstrels)’라는 밴드에서 포크와 록, 컨트리 음악을 혼합한 음악을 선보이며 유명해졌다.

 1974년 솔로 활동을 시작한 그는 1977년 아내가 떠난 남성의 쓸쓸함을 그린 노래 ‘루실’로 첫 그래미상을 받았다. 이 노래는 미국 컨트리 음악과 팝 음악 차트 1위를 석권했고, 로저스에게 그래미상 최우수 남성 컨트리 보컬 퍼포먼스상을 안겼다.

 이듬해 ‘더 갬블러’로 같은 부문에서 두 번째 그래미를 손에 넣으며 스타의 입지를 다졌다. 1980년 라이오넬 리치가 작곡한 ‘레이디’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6주간 1위를 지키며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다.

 듀엣 히트곡도 많았다. 1983년 돌리 파턴과 듀엣으로 부른 ‘Islands in the Stream’도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했다. 그해 시나 이스턴과 부른 ‘We've got tonight’도 인기를 끌었다. 1988년 미국 컨트리 가수 로니 밀샙과의 듀엣곡 ‘Make no mistake, she's mine’으로 세 번째 그래미상(최우수 듀엣 컨트리 보컬 퍼포먼스)을 받았다.

 그는 65장 이상의 앨범을 발표하고 1억2000만 장의 음반 판매고를 기록했다. 1998년 내한 공연을 갖기도 했다.

 로저스는 영화, 출판 등 다방면에서 활동했다. 미국을 여행하며 찍은 사진을 모아 1986년 ‘케니 로저스 아메리카(Kenny Rogers' America)’를 발간했다. 2012년에는 자서전 ‘Luck or Something Like It’을 펴냈다.

 2015년 12월 은퇴 공연을 시작한 그는 2018년 4월 노스캐롤라이나 무대를 마지막으로 남은 공연들은 건강 문제로 취소했다.

 로저스는 당시 입장문을 통해 “지난 2년간 ‘The Gambler's Last Deal’ 투어를 하면서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할 수 있어 진심으로 즐거웠다. 가수 생활을 하는 동안 팬들이 내게 보내준 용기와 지지, 내가 누린 행복에 대해 그 어떤 말로도 다 감사할 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장례식을 소규모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김재희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