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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중국음식점 점점 줄어드는 까닭은...

美서 중국음식점 점점 줄어드는 까닭은...

Posted December. 27, 2019 07:50   

Updated December. 27, 2019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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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차이나타운이 있는 샌프란시스코에서는 5년 전만 해도 전체 식당 10곳 중 1곳이 중국음식점이었다. 올해는 0.88곳으로 줄었다.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 크리스마스에도 외식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식당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미국 내 중국음식점은 쉼 없이 일하는 아시아계 이민자를 상징하는 일터였다. 하지만 세대교체의 변화 속에서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중국음식점 감소는 이민 1세대의 은퇴와 다른 고소득 업종으로 진출한 자녀 세대 등 아시아계 이민 사회의 변화에 따른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 음식점 리뷰 사이트인 옐프에 따르면 뉴욕 샌프란시스코 시카고 워싱턴 등 미 20개 대도시의 음식점 중 중국음식점의 비중은 2014년 평균 7.3%에서 올해 6.5%로 감소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4일 전했다. 같은 기간 20개 대도시의 식당 수는 1만5000개가 늘었는데 중국음식점은 1200개 줄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중국 음식에 대한 미국인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니다. 옐프의 중국음식점 페이지뷰 비중이나 평균 평점은 하락하지 않았다. 같은 기간 다른 아시아계인 한국, 인도, 베트남 음식점 비중은 안정적이거나 상승하는 모습을 보인 것과도 대조적이다.

 1966년 중국 문화혁명 이후 중국계 이민자들이 자유와 기회를 찾아 대거 미국으로 향했다. 언어, 기술 등이 부족한 이들은 생계를 위해 식당을 열었다. 자식들에게 다른 기회를 주겠다는 이민 1세대들의 교육열은 자녀 세대에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2015∼2019년 미국 인구조사 통계에 따르면 중국계 이민자 1세대가 가장 많이 종사하는 자영업은 음식점이었다. 2세대는 컴퓨터 서비스업, 치과 등으로 바뀌었다. 자녀 교육열이 높은 한국계 이민 사회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난다. 이민 1세대는 음식점에서 가장 많이 일했지만 2세대는 컨설팅, 내과의사 등 고소득 업종으로 바뀌었다. 제니퍼 리 컬럼비아대 사회학과 교수는 NYT와 인터뷰에서 “1세대들이 이민을 오면서 잃어버렸던 경제적 지위를 자녀들이 회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