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트럼프 탄핵 청문회 공방…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트럼프 탄핵 청문회 공방… 결정적 한방은 없었다

Posted November. 15, 2019 07:56   

Updated November. 15, 2019 07:56

中文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외압 의혹을 조사하는 하원 탄핵 조사의 첫 공개 청문회가 여론의 관심을 받으며 13일 열렸지만 탄핵을 이끌어낼 만한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이날 등장한 증인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뒷받침하는 발언들을 내놨지만 이미 알려진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윌리엄 테일러 전 우크라이나 주재 미 대사 대행과 조지 켄트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부차관보를 출석시켜 공개 청문회를 열었다. 테일러 전 대행은 “우크라이나와의 비공식 외교 통로가 존재했다. 이 통로는 공식 통로와 빈번하게 상충됐다”고 말했다. 특히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포함됐던 공식 통로에서는 ‘우크라이나가 트럼프 대통령의 정적(政敵) 조 바이든 전 미국 부통령을 수사해 주는 대가로 미국이 군사 원조를 해 주겠다’는 식의 거래가 전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테일러 전 대행은 “직원 한 명이 고든 손들랜드 유럽연합(EU) 주재 미 대사에게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묻자 손들랜드 대사가 ‘그는 바이든 조사에만 신경을 쓰고 있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켄트 부차관보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 루돌프 줄리아니 전 뉴욕 시장의 ‘그림자 외교’ 정책이 지속적으로 괴롭혔다. 그 정책은 잠재적 경쟁자(바이든)의 흠을 찾아 파헤치는 것”이라고 증언했다. 이는 비공개 청문회 내용을 전한 언론 보도와 큰 차이가 없는 내용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탄핵조사 청문회가 열리는 동안 백악관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그는 “바빠서 (청문회를) 볼 시간이 없었다”며 마녀사냥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백악관도 공식 트위터에 “증인들의 2차, 3차, 4차 설명에 의존하지 말라. 당신 스스로 (양국 정상의) 통화록을 읽으라”는 글을 올렸다.

 하원 정보위원회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외압 의혹을 최초 고발한 내부고발자의 증인 소환 안건을 찬성 9표 대 반대 13표로 부결시켰다. 집권 공화당은 “내부고발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검증해야 한다”며 그를 공개 증언대에 세워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현재 CNN,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등 주류 언론들은 중앙정보국(CIA) 요원으로 추정되는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알고 있지만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조차 앵커와 패널들에게 “내부고발자의 신원을 언급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다. 대통령의 장남 트럼프 주니어는 트위터에 고발자 신원을 알면서도 보도하지 않는 언론들에 대해 “왜 눈감고 있느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