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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카카오, 콘텐츠-IoT 전방위 협력

Posted October. 29, 2019 09:13   

Updated October. 29, 20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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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기업 간 경쟁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지분을 맞교환(지분 스와프)하기로 발표하자 ICT 업계는 이렇게 분석했다. 2010년 카카오톡이 등장한 이후 두 회사는 사사건건 대립하는 관계였다. 한때 1조 원이 넘었던 SKT의 문자메시지 시장을 카카오톡이 잠식한 데 이어 보이스톡으로 음성통화 시장마저 위협했다. 원래 SKT의 서비스였다가 카카오로 넘어간 음원서비스 ‘멜론’과 뒤늦게 다시 시작한 SKT의 ‘플로’, 모빌리티 플랫폼 ‘T맵’과 ‘카카오T’, AI 서비스 ‘누구’와 ‘카카오아이’까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하지만 두 회사의 이런 사업들은 더 이상 경쟁이 아닌 협력 관계로 바뀐다. 예컨대 SKT의 5세대(5G) 특화 기술인 증강현실(AR) 서비스를 카카오톡과 연동하거나, 카카오의 쇼핑 기능에 SKT의 자회사인 11번가의 서비스가 연계될 수 있다. 또 캐릭터와 웹툰, 웹소설 등 카카오의 다양한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콘텐츠를 SKT의 인터넷TV(IPTV)인 Btv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웨이브’를 통해 독점 방영하는 것도 유력한 시나리오다.

 정보기술(IT) 기업의 사활이 걸린 AI, 사물인터넷(IoT) 등 신기술 연구개발에서도 손을 잡는다. 두 회사는 서로 최고 수준 대우를 내세우며 AI, 빅데이터 전문가를 뺏고 빼앗아 왔다.

  ‘SKT-카카오 동맹’이 경쟁자로 여기는 건 ‘GAFA’를 비롯한 해외 거인들이다. 한국에서만 월간 활성 이용자(MAU)가 4000만 명에 육박하는 유튜브, 글로벌 1억5000만 명의 가입자를 기반으로 영화나 드라마를 직접 제작까지 하면서 서비스하는 넷플릭스 등과 싸우려면 SKT ‘웨이브’나 Btv, 카카오TV가 경쟁이 아닌 협력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SKT 관계자는 “지분 스와프는 두 회사의 협력이 단순 제휴가 아니라 할 수 있는 한 모든 걸 협력하겠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SKT의 통신사업을 총괄하는 유영상 MNO(이동통신운영)사업부장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각각 ‘시너지 협의체’를 직접 담당하기로 한 것도 이번 파트너십의 긴밀함을 보여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태호 tae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