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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NLDS 3차전 승리

Posted October. 08, 2019 07:40   

Updated October. 08,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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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일 미국 워싱턴의 내셔널스파크는 메이저리그 홈팀 워싱턴을 응원하는 붉은 유니폼 물결로 가득 찼다. 워싱턴이 2-0으로 앞선 4회, 앤서니 렌던과 후안 소토의 연이은 안타가 나오자 4만여 관중은 일제히 환호성을 내질렀다.

 하지만 그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냉정한 승부사 류현진(32·LA 다저스)이 승리의 꿈에 부푼 이들에게 번번이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LA 다저스는 7일 내셔널스파크에서 열린 워싱턴과의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5전 3선승제) 3차전에서 10-4로 이겼다. 다저스는 시리즈 전적 2승 1패를 기록해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십시리즈에 진출하는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선발 류현진은 5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류현진은 이날 정규시즌만큼의 위력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1회 소토에게 선제 2점 홈런을 내주며 흔들렸다. 2, 3회를 삼자범퇴로 끝냈지만 4회 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1, 2루 위기를 맞았다. 류현진은 5번 타자 하위 켄드릭에게 5구 체인지업으로 뜬공을 유도한 뒤 6번 커트 스즈키에게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병살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그는 5회에도 마이클 테일러에게 안타를 내준 뒤 트레이 터너를 고의사구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를 맞았지만 애덤 이턴에게 바깥쪽 직구로 뜬공을 유도하며 임무를 완수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홈런을 맞고 정신이 번쩍 들었다. 다음 경기에서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겠다. 만약 5차전까지 가게 돼 불펜 등판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면 당연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류현진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빛을 발했다. 투구수 74개 가운데 체인지업을 32개(43.2%)로 가장 많이 던졌다. 정규시즌 체인지업 비중(27.5%)보다 크게 끌어올렸다. 류현진은 아웃카운트 15개 중 9개를 체인지업으로 잡아냈고, 헛스윙도 7번이나 이끌어냈다. 체인지업으로 내준 안타는 소토에게 내준 1개뿐이었다.

 류현진에게 ‘영혼의 단짝’으로 불리는 다저스 포수 러셀 마틴은 타석에서도 특급 도우미로 활약했다. 팀이 1-2로 끌려가던 6회 2타점 적시타로 역전을 만들어내 류현진에게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이후 9회 무사 1루에서는 2점 홈런을 터뜨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정규시즌 타율 0.220을 기록한 마틴은 베테랑의 노련미를 과시하며 4타수 2안타 4타점으로 맹활약했다.

 다저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의 용병술도 빛났다. 불펜에 약점이 있던 워싱턴은 선발 패트릭 코빈을 6회 불펜으로 올려 실점을 막고자 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대타로 기용한 데이비드 프리즈와 키케 에르난데스가 안타를 때리는 등 6회에만 대거 7점을 뽑아내 승기를 잡았다. 현지 언론 ‘오렌지카운티레지스터’는 “누구나 계획을 갖고 있다. 얼굴을 얻어맞기 전까지는”이라는 마이크 타이슨의 말을 인용해 “워싱턴은 계획이 있었다. 그들은 강한 선발 투수들을 불펜으로 활용하고자 했다. 그런데 다저스가 이들의 얼굴에 주먹을 날렸다”고 썼다.

 두 팀의 4차전은 8일 오전 7시 4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