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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부터 신청하는 ‘윈터스쿨’ 기숙입시학원

여름부터 신청하는 ‘윈터스쿨’ 기숙입시학원

Posted August. 12, 2019 07:32   

Updated August. 12, 201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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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학부모 A 씨는 요즘 주요 기숙학원의 ‘윈터스쿨’ 정보를 알아보느라 바쁘다. 윈터스쿨은 입시학원이 겨울방학을 이용해 예비 고 1∼3학년을 대상으로 여는 특강을 말한다. 특히 기숙학원 윈터스쿨의 경우 인기가 높아 지금부터 서둘러야 신청이 가능하다. A 씨는 “너무 폐쇄적인 분위기에서 공부하면 애가 스트레스 받는다”는 주변의 이야기에 처음엔 잠시 망설였다. 하지만 매일 자는 아이를 깨워 강남에 있는 학원을 오가는 것보다 기숙학원에서 먹고 자며 공부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생각에 윈터스쿨 신청을 결정했다.

 2학기 개학을 앞두고 주요 기숙학원마다 윈터스쿨 모집이 한창이다. 보통 12월 마지막 토요일이 개강인데 8월 중순부터 신청을 받아 9월 중순 마감한다. 그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학부모 문의 및 신청이 많아 9월 초순경 마감될 것 같다는 게 학원가의 설명이다.

 올해 윈터스쿨 신청이 몰리는 건 정시모집 확대 등 크고 작은 입시제도 변화 탓이다. 예비 고2가 대학에 가는 2022학년도 입시 때는 정시 비율이 30% 이상으로 확대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부담이 커진다. 또 국어와 수학이 공통과 선택과목으로 나뉘어 출제된다. 수학과 사회탐구, 과학탐구에서 문·이과 구분이 사라진다. 예비 고3이 치르는 내년 대입에서도 정시 선발 인원이 지금보다 늘어난다. 인문계열의 경우 수학영역이 지금보다 까다로워진다. 예비 고1의 경우 자율형사립고의 대거 지정 취소로 일반고 배정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미리 학습 분위기를 조성하려는 학부모들도 윈터스쿨을 선택하고 있다.

 보통 기숙학원 윈터스쿨에 입소하면 오전 6시에 일어나 오후 11시 취침 전까지 빡빡한 학습일정표를 소화해야 한다. 그래서 이들 학원은 ‘대입을 위한 머리와 몸을 만든다’고 홍보한다. 수업은 오전 8시 전후에 시작해 오후 6시경까지 이어진다. 이후에는 자율학습이다. 주말엔 특강을 듣거나 대입 수시모집용 자기소개서 작성이나 논술, 면접 등을 대비한다. B학원의 경우 일일테스트와 주간테스트를 거쳐 퇴소 전에는 모의고사 형태의 종합테스트를 실시한다. 특히 학습 의욕을 높인다며 모든 학생의 성적을 게시판에 공지한다.

 엄격한 생활관리도 빠지지 않는다. 상당수 기숙학원이 경기 지역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경기 용인시에 많아 학원계에서는 ‘용인벨트’로 불린다. 학생들은 트레이닝복 같은 단체복을 입고 생활하며 휴대전화와 기초 화장품 정도만 소지할 수 있다.

 B학원에서는 이성 교제는 물론 남녀 합석이나 대화도 허용하지 않는다. 흡연도 마찬가지다. 적발되면 곧바로 징계위원회에 회부된다. 시끄럽게 떠들면 벌점 1, 2점이 부여되고 5점까지 누적되면 반성문을 써야 한다. 또 다른 학생이 알아볼 수 있게 ‘근신’이라고 표기된 조끼를 입거나 심하면 ‘권고 퇴원’ 조치가 내려진다. C학원은 복도에서 3명 이상 모여 있어도 벌점이 부과된다.

 기숙학원 윈터스쿨은 대부분 지원 자격을 모의고사 성적과 내신 성적으로 제한한다. 입소 시 반 편성 고사를 봐서 ‘서울대반-의·치대반’ ‘연·고대반’으로 나뉜다. 비용은 수업료와 숙박, 식비를 포함해 약 300만 원. 학부모 D 씨는 “과목별로 학원 보내면서 식비와 용돈 주고, 방학 내내 아이 깨우고 게임하지 말라고 싸우며 스트레스 받는 걸 감안하면 저렴하다”고 말했다. 숙식이 해결되는 점 때문에 지방 학생이 많은 것도 특징이다. 메가스터디교육 관계자는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학생이 40%이고 그 외 지역이 60% 정도”라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