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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라운드 접어든 日보복규제, 치밀하게 대응하며 물밑대화 나서라

2라운드 접어든 日보복규제, 치밀하게 대응하며 물밑대화 나서라

Posted July. 20, 2019 07:31   

Updated July. 20, 20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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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일본 정부가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조치를 예고하면서 시작된 한일간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노 다로 일본 외상은 어제 남관표 주일한국대사를 초치해 징용 배상 문제를 다룰 중재위원회 구성에 한국이 응하지 않은 것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 직후에 “한국에 대해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겠다”는 담화도 발표했다. ‘필요한 조치’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으나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와 무역규제 강화 등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에 대해 “일본 정부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주장에 동의할 수도, 이와 관련된 요구에 구속될 필요도 없다”고 맞받아쳤다. 정부는 그동안 행정부가 사법부 판단에 개입할 수 없는 점과 양국간 협의가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중재위를 가동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이유 등을 내세워 일본 측 요구를 거부해왔다. 대신 한일 기업들이 기금을 조성해 위자료를 지급하는 ‘1+1 안’을 제시한 바 있으며 “모든 제안을 테이블 위에 올릴 수 있다”며 열린 자세를 취하고 있다.

 일본발 수출규제 장기화는 국제사회에서도 비판적 여론이 크다.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인터넷판은 어제 일본의 행태에 대해 “지정학적 맥락에서 근시안적 자해행위”라고 비판했다. 또 “한일이 (역사전쟁에서) 뒤로 물러설 필요가 있다”며 아직은 피해가 제한적인만큼, 상황을 완화하기에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가 끝나고 23∼24일엔 세계무역기구(WTO)에서 한일 간 공방이 벌어진다. 24일엔 화이트리스트 관련 공청회를 비롯, 일본의 추가 제재를 위한 움직임이 본격화된다. 일본정부는 상황 관리에 나서는 모양새다. 외무성은 해외 언론을 향한 설명회 등 여론전에 나섰고 경제산업성은 수출규제 강화 조치에 대해 “군사전용 우려 없다면 신속하게 수출을 허가할 방침”이라고 NHK를 통해 전했다. 우리도 치밀하게 준비하되 상대와의 물밑 접촉을 통한 조용한 외교도 병행되어야 할 것이다.

 1965년 이래 최악이라는 한일관계는 정부간 갈등을 넘어 상대국에 대한 국민들의 감정도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더욱 우려된다. 양국 정치권 주변에서는 이를 악용해 강경기조로 분위기를 띄우려는 움직임도 적지 않다. 건전한 비판마저 “매국”으로 몰거나 감정적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 한일 양국 지도부 모두 갈등이 더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면서 물밑 교섭을 이어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