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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노키아 - 에릭슨 5G 통신장비도 중국산이면 미국내 사용 차단 추진

美, 노키아 - 에릭슨 5G 통신장비도 중국산이면 미국내 사용 차단 추진

Posted June. 25, 2019 07:33   

Updated June. 25, 2019 0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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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중국 최대 통신기업 화웨이에 이어 노키아와 에릭슨 등 서구 글로벌 기업의 ‘메이드 인 차이나’ 5세대(5G) 통신장비까지 미국내 사용 차단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미국에서 사용되는 차세대 5G 이동통신 장비를 중국 밖에서 설계 및 생산해야 한다고 요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외국산 통신 네트워크 장비와 서비스를 제한하는 행정명령을 발표하고 10월까지 150일간 시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지시했다. 미 행정부는 이에 따라 미국 통신 공급망에 대한 검토 작업에 들어갔다. 이 과정에서 통신장비 회사들을 대상으로 미국 내에서 사용되는 이동통신 기지국 전자장비, 라우터, 스위치 등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의 개발 및 제작을 중국 밖에서 할 수 있는지 문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은 자율주행차, 원격 수술, 로봇을 이용한 생산 등 4차 산업혁명 핵심 기술의 기반이 되는 5G 이동통신 기술의 잠재력과 이에 수반한 국가안보 위협을 주목하고 있다. 모든 사물이 초고속 5G 통신망을 통해 연결되면 그만큼 사이버 보안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미국 관리들은 특히 중국 정부가 중국 엔지니어들을 시켜 중국에서 생산된 기술에 ‘보안 구멍’을 삽입하게 하고 이를 스파이 행위, 원격 통제, 기기 무력화 등에 악용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5G 기술에 대한 견제를 중국에서 중국 이외 글로벌 기업의 ‘메이드 인 차이나’ 제품으로까지 확대하려는 미국의 움직임은 현재 초기 단계에 해당한다. 실제 적용까지는 몇 달, 몇 년이 걸릴 수 있다. 다만 이런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 자체가 서구 글로벌 기업의 ‘탈(脫)중국’ 압박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실제로 미 이동통신회사에 통신 장비를 판매하는 핀란드의 노키아와 스웨덴 에릭슨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를 피해 중국 내 생산기지를 다른 지역으로 이전했거나 이전 준비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시티그룹에 따르면 2018년 현재 에릭슨 제조 설비의 45%, 노키아의 10%가 중국에 있다.

 미 정부는 또 트럼프 대통령의 행정명령에 따라 ‘외국 적대자(foreign adversaries)’로 간주되는 국가 목록(블랙리스트)을 만들 수 있으며 중국이 이 리스트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WSJ가 전했다.


박용 par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