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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로 난민여성들 마음의 상처 치료”

“미술로 난민여성들 마음의 상처 치료”

Posted June. 21, 2019 07:29   

Updated June. 21, 2019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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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민이 생각하는 모국에 대한 감정은 원망과 그리움입니다. 이 미묘한 감정을 담아 그림을 그리고 자존감을 되찾습니다.”

 난민 여성의 자립을 돕는 비영리민간단체 ‘에코팜므(EcoFemme)’의 설립자 박진숙 씨(45·사진)는 난민 대상 미술치료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박 씨는 “난민들이 한국에선 일자리도 제대로 구하지 못하는 처지이지만 모국에선 박사학위까지 받은 지식층이 대부분”이라며 “이들이 자존감을 되찾고 사회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20일 ‘세계난민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박 씨를 만나 난민 여성과 미술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박 씨는 2007년 변호사인 남편의 제안에 따라 난민 지원단체 ‘피난처’에서 한국어교실 강사로 활동했다. 같은 해 12월 캐나다 오타와에서 열린 이주 관련 회의에 참석했을 때 행사장에서 한 이주 여성이 그린 그림을 보게 됐다. 이때 만삭의 몸으로 한국어를 배우던 콩고민주공화국 여성들이 떠올랐다고 한다.

 귀국한 뒤 박 씨는 한국어교실 난민 여성에게 모국의 전통 문양이 그려진 티셔츠와 머그잔을 만들자고 제안했다. 미술치료 효과는 상당했다. 까다로운 난민 심사, 쉽지 않은 정착생활 등으로 상처가 많았던 이들의 얼굴에 생기가 돌기 시작했다.

 박 씨는 2009년 에코팜므를 세운 뒤 지난달까지 대표를 맡다가 단체 운영위원을 지낸 콩고민주공화국 출신 여성 미야(가명·43) 씨에게 자리를 물려줬다.  박 씨는 에코팜므 후원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며 난민 수용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변화를 기대했다. 박 씨는 “학교, 단체에 난민 관련 교육을 하고 오면 후원자가 한두 명씩 늘었다. 이럴 때 희망과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