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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관순 열사에 잔다르크 기상 일깨운 첫 멘토 사애리시 선교사

유관순 열사에 잔다르크 기상 일깨운 첫 멘토 사애리시 선교사

Posted March. 02, 2019 07:34   

Updated March. 02, 20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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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관순 열사에게 잔다르크의 기상을 일깨우며 근대교육을 받게 해 그의 첫 멘토로 꼽히는 사애리시(史愛理施·본명 앨리스 샤프·1871∼1972) 선교사를 기리는 동상이 1일 오후 3시 충남 공주시 영명중고등학교 영명동산에서 열렸다.

 조각가 심재현 씨가 실물 크기로 제작한 동상은 모두 3개다. 치마저고리를 입고 베일을 둘러쓴 채 무언가 기원하는 듯한 유 열사를 사애리시 선교사와 남편 로버트 샤프 선교사가 함께 바라보는 모습을 재현했다.

 이날 열린 제막식과 기념예배에는 서만철 한국선교유적연구회장, 정영희 미국 파사디나드림교회 담임목사, 이성은 미주연합감리교회 여선교회전국연합회장, 김정섭 공주시장,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공주-부여-청양), 인요한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 명예공동이사장, 전재규 대한민국역사문화운동본부 이사장과 지역주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시장은 “공주의 3·1만세운동은 이 지역 기독교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다. 사애리시 선교사와 함께 공주에서 보낸 2년의 시간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아는 유관순 열사는 없었을지도 모른다”며 감사의 말을 했다. 서 회장은 “교포 성도들의 헌금으로 시작된 기념사업이 결실을 맺어 기쁘다”며 “사애리시 선교사의 활동이 더욱 널리 알려져 한국 기독교 선교 유적이 유네스코에 기록유산으로 등재되는 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예배에 이어 유 열사와 사애리시 선교사의 만남을 주제로 한 음악회도 이어졌다.

 캐나다 출신으로 미국 감리회 한국선교연합회 소속이던 사애리시 선교사는 1900년 한국에 건너와 남편과 함께 공주를 터전으로 20여 개 교육기관을 세우고 충남 전역에서 선교 활동을 벌였다. 1914년 천안에서 만난 유 열사를 수양딸로 삼고 교육시키다 2년 뒤 서울 이화학당에 교비생(장학생)으로 편입시켰다. 유 열사는 그를 통해 잔다르크 전기를 접하고 독립에 대한 의식을 키웠다. 1939년 은퇴해 미국으로 돌아간 사애리시 선교사는 로스앤젤레스 선교사 양로원에서 지내다 1972년 101세로 영면했다. 이날 동상은 한미 양국의 개신교인들이 ‘앨리스 샤프 선교사 기념사업회’를 만들어 모금한 3억5000만 원으로 제작됐다.


지명훈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