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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대의 통기타, 하나된 화음 “음악은 같이하면 재밌어요”

두 대의 통기타, 하나된 화음 “음악은 같이하면 재밌어요”

Posted January. 23, 2019 07:51   

Updated January. 23, 201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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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릭 클랩턴이 올해 일흔넷이야…. 아프대.”(유지연)

 “나이 먹으면, 뭐, 다 그런 거지. 자, 연습하자고.”(이정선)

 “우리, 분식이나 시켜 먹고 할까?”(유지연)

 1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월드컵북로의 작은 출판사 건물. 칠순의 대한민국 기타 거장 두 사람의 대화가 오순도순 이어졌다.

  ‘이정선 기타 교실’의 저자이자 ‘뭉게구름’ ‘그녀가 처음 울던 날’의 싱어송라이터 이정선(69), 그리고 정태춘 박은옥 이선희 김범룡 등 수백 장의 가요 음반에 참여한 기타 명인이자 싱어송라이터 유지연(69).

 늘 지척에 있었지만 한 번도 ‘겸상’해 본 적 없는 두 사람이 26일 오후 7시 서울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첫 합동 무대를 갖는다. ‘동갑, 동감: 이정선 & 유지연 콘서트’(02-3144-4872).

 한쪽 벽면을 서가가 채웠다. 두 사람의 연습실이 이곳 ‘안나푸르나’ 출판사 사무실이다. 이달 말 이정선은 ‘비틀스 전곡 악보집’을, 유지연은 ‘어쿠스틱 기타 마스터피스’를 여기서 펴낸다. 출판사 대표의 주선으로 합동 공연까지 하게 됐다.

 “기타 치는 사람들끼리는 다섯 명이 모여도 척척 알아서 파트 나눠 연주해요.”(유지연)

 두 대의 통기타에서 나오는 소리가 자연스레 합쳐진다. 억겁을 흘러온 두 줄기 시냇물처럼 서로를 알고 희롱하며 실내를 울린다.

 “음악은 같이하면 재밌어요. 어려울 것 없어요. 옛날부터 서로의 음악을 다 들어왔는걸요.”(이정선)

 유지연은 공연장에서 새 앨범도 선보일 계획이다. 유지연이란 이름이 대중에게 낯선 데는 편곡가 표기에 박한 옛 관행 탓도 있다. “잡지 ‘월간팝송’에 매달 들어간 기타 악보도 제 솜씨였죠. 혼자 뿌듯해했을 뿐이에요.” 신간 ‘어쿠스틱 기타 마스터피스’가 자기 이름 걸고 내는 첫 책이 됐다. “이글스 등의 팝 명곡을 최대한 정확하게 악보화했습니다.”

 이정선은 이번에 비틀스의 노래 약 180곡을 악보화했다. “난해하게 풀이된 기존 비틀스 기타 악보를 대체할 쉬운 책”이라는 게 그의 공언. ‘이정선 기타 교실’ 개정판도 올봄 세트로 내려 한다. 로이킴 같은 요즘 가수들 노래도 새 연습곡으로 넣었다.

 두 사람의 기타 내공은 활자로 표현할 수 없다. 공연장에 답이 있다. 지음(知音)의 희귀한 의기투합 공연에 ‘시인과 촌장’이 게스트로 출격한다.

 “추억을 되살리는 일회성 이벤트는 원치 않아요.”(유지연)

 “통기타 음악의 미래를 보여줄게요.”(이정선)

 “백 투 더 퓨처죠.”(유지연)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