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72세에 주연상...67세에 방송사 사장... “여자의 나이는 숫자일 뿐”

72세에 주연상...67세에 방송사 사장... “여자의 나이는 숫자일 뿐”

Posted January. 19, 2019 07:42   

Updated January. 19, 2019 07:42

中文

 미국 문화·방송·언론계에도 ‘그래니 파워’가 거세다. 영화와 드라마에서 주연을 맡는 60, 70대 배우는 물론이고 ‘그래니 언론인’이 미디어 회사의 요직을 차지하는 사례가 많다.

 6일 2017년작 ‘더 와이프(The Wife)’의 주연으로 76회 골든글로브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글렌 클로스(72). 젊은 경쟁자 4명을 제치고 70대 여배우로는 드물게 주연상을 꿰찼다. 특히 “우리는 늘 양육자(nurturer)로 살아왔다. 이제 우리 자신의 개인적 성취와 꿈을 좇아야 한다. ‘나는 도전할 수 있고 그 누구도 날 방해하지 못한다’고 외쳐라”라는 수상 소감으로 열화와 같은 박수를 받았다.

 영화 ‘맘마미아’ 시리즈로 유명한 배우 크리스틴 바란스키(67)는 2017년부터 CBS 유명 드라마 ‘굿파이트’의 주연을 맡고 있다. 냉철하고 이지적이지만 자식뻘인 젊은 동료들의 멘토를 자처하는 변호사 역할로 인기다. 특히 극 중 그의 연애사는 드라마의 주요 소재. 젊은 세대 못지않은 당당한 애정 생활로 드라마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미국 CBS도 47년 차 언론인 수전 지린스키(67)가 3월 1일부터 뉴스 부문 사장을 맡는다고 밝혔다. 지린스키는 CBS 뉴스 부문 사장을 맡는 최초의 여성이자 최고령자라는 두 가지 기록도 세웠다. 그는 워싱턴 소재 아메리칸대 2학년생이던 1972년 CBS 워싱턴지국 사환으로 언론계에 입문해 최고경영자에 오른 입지전적 인물. 걸프전 당시 종군기자로 명성을 날렸고, CBS 간판 다큐멘터리 ‘48시간’을 23년간 진행했다. 그는 사장 임명 직후 일각에서 자신의 나이를 우려하자 이렇게 받아쳤다. “지금도 에너지가 너무 넘쳐 주변에서 유명 에너지 음료 ‘레드불’을 마시지 말라고 말린다.”

 2006년 ‘미 역사상 최초의 여성 메인 뉴스 단독 앵커’가 돼 큰 주목을 받은 케이티 커릭(62)도 클로스와 지린스키에게 지지를 보냈다.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클로스와 지린스키의 경험과 지혜가 존중받는 것을 보고 감동했다. 앞으로 더 나가자”고 썼다.

 이 외에 지난해 10월 CBS 시사프로그램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설전을 벌였던 레슬리 스탈 기자(78), CNN 앵커 크리스티안 아만푸어(61)도 나이에 상관없이 활발한 현역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전채은기자 chan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