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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웨이 진영 싸움 확전 조짐

Posted December. 11, 2018 08:58   

Updated December. 11, 2018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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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를 위반한 혐의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뒤 그 후폭풍이 미중 간 무역협상으로 번지고 있다. 미중은 1일 아르헨티나에서 가진 정상회담을 통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하고 90일 협상에 돌입했지만 이 문제가 협상을 망가뜨릴 수 있는 뇌관으로 부상한 것이다.

 미국 측 협상 책임자인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9일(현지 시간) CBS방송 인터뷰에서 “내 생각에 (90일은) 단호한 최종시한”이라며 “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이야기할 때 그는 3월 1일을 넘기는 것을 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90일이 지나면 관세가 인상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중 정상회담 만찬 당시 트럼프 대통령이 멍 부회장 체포 사실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엔 “알지 못했다. 분명히 말할 수 있다”며 “무역협상은 멍 부회장의 체포에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멍 부회장 체포가 미중 무역협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멍 부회장의 구금은 미중 경제 관계를 상당히 복잡하게 만들었다”며 “중국인들의 자존심인 화웨이 문제가 분노와 놀람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멍 부회장 체포가 중국의 민족주의를 자극하면서 시 주석의 양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날 베이징 주재 캐나다대사를 불러 항의했던 중국 외교부는 9일 테리 브랜스태드 주중 미국대사를 초치해 체포영장 철회를 요구했다. 러위청(樂玉成) 중국 외교부 부부장은 브랜스태드 대사에게 “미국은 중국 시민의 합법적인 권리와 이해를 침해했다”며 “중국은 미국의 행동에 따라 추가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중국 외교부는 밝혔다.

 캐나다도 무역사절단의 중국 방문 계획을 취소하며 맞대응에 나섰다. 캐나다 서부 브리티시컬럼비아주는 성명에서 “무역사절단의 방중 계획 취소는 멍 부회장과 관련한 사법적 절차 때문”이라고 밝혔다.

 결국 경제동맹체인 미국과 캐나다가 한 몸처럼 움직이고 있고, 자존심이 강한 중국도 물러서지 않으면서 강대강 대치 국면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AP통신은 중국이 이번 사건에 대한 보복으로 캐나다인을 억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부회장은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며 건강 문제를 들어 심리 기간 중 보석을 요청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멍 부회장은 9일 공개된 법정 진술서에서 “미국 신병 인도에 맞서기 위해 밴쿠버에 체류하고자 하며 인도된다면 미국에서 혐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밝혔다. 이어 “심각한 고혈압과 건강에 대한 우려로 미국 인도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보석금을 내고 석방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7일 열린 첫 보석 심리에서 캐나다 검찰은 멍 부회장이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고 있다며 보석 불허를 요청했다. 다음 심리는 10일 재개된다.


워싱턴=박정훈 특파원sunshade@donga.com